전기차보다 압도적 충전 속도 수소차, 대중화는 아직?
국내서 수소차 행사 잇따라 열려
6년차 현대차 넥쏘 인기 여전
주행거리 609km에 완충 5분
올해 세계 판매율 4.4% 감소
충전 인프라 부족…상용화 멀어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집중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행사가 잇따르면서 수소차시장이 새롭게 눈길을 끌고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와는 비교가 안되는 충전속도와 주행거리가 늘어나도 증가하지 않는 차량 무게 등으로 장점이 많지만 충전 인프라 확대 부진과 충전비용 문제 등으로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최근 수소차 국내서 잇따라 부각
BMW코리아는 11~12일 이틀간 인천 영종도에서 BMW의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BMW iX5 하이드로젠 데이’를 개최했다.
iX5 하이드로젠은 수소연료전지 파일럿 모델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5’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최고출력 401마력에 달한다.
이 모델은 무엇보다 기존 전기차보다 빠른 충전속도와 주행거리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수소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두 개의 700바급 탱크에 저장되며 약 6kg의 수소 연료를 저장할 수 있다. 완충시간은 3~4분에 불과하며, 한 번의 수소 충전으로 약 500km(WLTP 기준) 주행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충전시간이 전기차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고, 주행거리도 전기차가 보통 400km 안팎인 것과 비교가 됐다.
지난달 31일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열린 ‘2023 퓨처 모빌리티’ 시상식 상용차 부문에서 토요타의 ‘하이럭스 수소 연료 전지 프로토타입’이 최고의 콘셉트카로 선정됐다.
이 모델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콘셉트카로, 토요타의 대표 픽업트럭인 하이럭스에 최신 미라이 수소차가 장착하고 있는 2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했다.
토요타는 2014년 첫 FCEV ‘미라이’를 선보인뒤 지난해 8월 벨기에에서 개최된 세계랠리선수권(WRC) 9차전에서 수소엔진 ‘GR 야리스’의 시범주행을 진행하기도 했다.
혼다는 GM과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공동개발을 발표하면서 중형 SUV ‘CR-V’를 기반으로 한 신형 수소전기차를 2024년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맥서스는 수소차 ‘유니크7’을 판매하고 있고, 폭스바겐도 2026년 수소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국산 완성차 업체의 경우 2018년 출시된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가 있다. 올해 6년차를 맞는 넥쏘지만, 2021년 연식변경 모델이 나온 정도다. 넥쏘의 주행거리는 국내 측정 기준 609km이며, 충전속도도 완충까지 약 5분이면 된다. 넥쏘는 올해 예정됐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년 하반기로 미뤘다.
현대차는 또한 수소차에 전기차의 강점을 융합한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도 2년전 공개했다.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 목표는 600km에 달한다.
■충전인프라 문제로 상용차부터 적용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등록 기준 전세계에서 판매된 수소차는 총 2131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151만 대인 것과 비교된다.
이처럼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가 잘 팔리지 않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수소 충전소의 경우 전기차 충전소와 달리 수소를 보관할 공간과 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설 등으로 넓은 면적이 필요하고, 도심 설치시엔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 폭발 우려 등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또한 충전 비용도 높아 아직 상용화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상용차 위주로 수소차가 보급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용차의 경우 도심에서 떨어진 물류거점 위주로 충전소를 설치하면 차량 운용에 큰 문제가 없다.
전문가들 역시 상용화 시점을 최소 10년 후로 보고 있다. 이번 iX5 하이드로젠 데이에 참석한 위르겐 굴트너 BMW 수소 기술부문 총괄은 “미래에 수소차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10~15년 후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며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소업체 관련 협회 등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