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 사흘째 충돌… 사상자 2000명 치솟고 병원도 폐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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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RSF 교전으로 사망자만 185명
민간인 고립에 식량 부족, 약탈 상황도
미국 외교차량·EU 대사 등 공격받아
유엔·AU 등 “양측 즉각 휴전해야” 촉구

수단 군벌 간 무력충돌이 발생해 사흘 만에 2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1800명 이상이 부상했다. 16일(현지 시간) 수단의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기지에서 군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수단 군벌 간 무력충돌이 발생해 사흘 만에 2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1800명 이상이 부상했다. 16일(현지 시간) 수단의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기지에서 군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 이후 사흘 만에 2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제사회가 서둘러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이 당장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아 교전이 한층 격화되고 민간인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볼케르 페르테스 유엔 수단 특사는 기자들에게 전투 발발 이후 최소 185명이 사망하고 18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알렸다. 정부군과 RSF 양측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 탱크, 대포 등 기타 중화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전투기가 사람들의 머리 위를 급습하고 어둠이 내리자 대공포가 하늘을 밝혔다고 현지 상황을 전달했다.

지난 주말에 수십만 명의 무장 병력을 보유한 수단 군벌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집안에 숨거나 피난처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유혈충돌로 음식 공급 부족 사태를 빚은 것은 물론 일부 병원은 문을 닫아야만 해 부상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천 명의 차 상인들과 식품 노동자들을 위한 노조 대표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총성과 포격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면서 “지난 일요일 이웃집에 포탄이 떨어져 적어도 3명이 사망했는데, 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묻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안 부재 상태도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양측 교전이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하르툼 거리에 경찰은 찾아볼 수 없는 데다, 일부 약탈도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국경없는의사회(MSF)와 세이브더칠드런을 인용해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의료품 등이 약탈당했다고 전했다. 수단 하르툼과 위성도시 옴두르만에서 시작된 양측의 무력 충돌은 서부 다르푸르와 동부 국경지대 등 전역으로 번지면서 피해도 확산 중이다.

외국인의 피해가 보고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 나가노현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외교 차량이 월요일 수단에서 공격받았다. 탑승자는 안전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RSF와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수단 주재 유럽연합(EU) 대사는 17일 수도 하르툼에 있는 관저에서 공격받기도 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해당 공격은 명백하게 비엔나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를 잠재우기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정부군의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RSF의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 두 명에게 전화를 걸어 휴전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가 휴전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엔과 EU,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 등은 물론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양측 군부 지도자는 2019년 30년 장기 집권한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한 뒤 2021년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 정부를 무너뜨렸다. 그 이후 RSF를 정부군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군 지휘권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충돌로 이어졌다. 불과 4년 전 알바시르의 독재가 종식될 때만 하더라도 수단인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군부 쿠데타는 민주주의 운동을 좌절시켰고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줬다.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이면서 자원도 풍부한 수단에서는 인구의 3분의 1인 16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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