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 ‘4강 신화’ 조연 호아킨, 아직 뛰고 있었네
2002년 월드컵 스페인 대표팀 출전
8강전서 승부차기 실축…한국 4강행
41세 나이에 올 시즌 끝으로 은퇴 밝혀
남은 8경기 뛰면 라리가 최다 출전 기록
2002 한·일월드컵 한국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했던 전 스페인 국가대표 호아킨 산체스(41·레알 베티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호아킨은 2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022-2023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호아킨은 “이번이 마지막 시즌이라고 말해야 할 때가 왔다”며 “이것이 작별은 아니다. 베티스는 내 삶이었기 때문에 곧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1999년 레알 베티스 B팀에서 프로 무대 첫발을 내디딘 호아킨은 25년간의 현역 생활을 접고 불혹을 넘긴 나이에 은퇴하게 된다. 호아킨은 프로 데뷔 후 7년간 베티스에서 뛰다 발렌시아CF, 말라가CF(이상 스페인), ACF피오렌티나(이탈리아)를 거친 뒤 2015년 친정팀 베티스로 돌아와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피웠다.
빠른 발과 드리블이 뛰어났던 호아킨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로 출전해 한국의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로 기억된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맞붙은 8강전에서 스페인의 승부차기 네 번째 키커로 나선 호아킨은 이운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고개를 떨군 바 있다. 결국 홍명보(울산 현대 감독)의 마지막 킥 성공으로 한국은 4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당시 호아킨의 나이는 스물한 살이었다.
호아킨은 베티스에서만 지금까지 521경기에 출전해 66골 45도움을 기록한 ‘베티스의 전설’이다. 프리메라리가(라리가) 통산 출전은 615경기. 안도니 수비사레타(622경기)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올 시즌 남은 9경기 중 8경기만 더 출전하면 라리가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울 수 있다.
호아킨의 프로 통산 기록은 839경기 출전에 112골 102도움이다. A매치에선 51경기에 나서 4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엔 베티스 유니폼을 입고 불혹의 나이에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