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7일 ‘평화로’ 주제 행사
한·일 예술단 통신사 공연 재개
24일 통신사선 승선 체험 예약

2019 조선통신사 축제에 참여한 일본 팀 거리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2019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의 역사 문화 자산이자 평화의 상징인 조선통신사 축제가 4년 만에 마스크 없이 즐기는 행사로 진행된다. 지난해는 일본에서는 아무도 못 왔지만 올해는 180여 명이 부산을 찾는 등 코로나19 이전 축제 모습으로 완벽하게 돌아가게 된다.

부산문화재단(대표이사 이미연)은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광복로 일대)과 조선통신사역사관, 연안여객터미널 등에서 ‘평화路(로)’를 주제로 2023 조선통신사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5주년을 기념하는 조선통신사 행사가 ‘예술路’였고,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들이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 등을 방문하는 등 조선통신사 취지를 알리는 의미로 사용한 ‘세계路’의 연장선에서 ‘평화로 가는 길(평화路)’이 됐다.

올해 조선통신사 축제는 △체험(조선통신사선 뱃길 탐방, 평화의 문화 사절단 행렬, 조선통신사 역사 교육·체험 프로그램) △공연(통신사의 한·일 거리 공연, 국립부산국악원 연계 ‘춤, 조선통신사-유마도를 그리다’ 특별 공연) △참여(통신사의 화원) △전시(조선통신사 역사 전시 홍보관) △학술(조선통신사 국제학술 심포지엄) △교류(우호 교류의 밤)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통신사선 뱃길 탐방'. 부산문화재단 제공

국립부산국악원과 연계한 특별 공연 ‘춤, 조선통신사-유마도를 그리다’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이 중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018년 재현한 조선통신사선(船)을 타고 바다로 나가 보는 ‘조선통신사선 뱃길 탐방’은 부산항 연안에서 승·하선 체험과 선상 공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워낙 인기가 높아서 지난해 참가 접수를 시작한 지 1분 48초 만에 마감됐다. 올해는 24일 오후 2시부터 부산문화재단과 조선통신사 역사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온라인 신청을 받는다. 5월 5~7일 1일 3회(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3시 30분), 회당 50명 기준으로 총 9회에 걸쳐 450명이 신청할 수 있다.

2019 조선통신사 축제 용두산공원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한·일 예술단이 만드는 ‘통신사의 공연’은 용두산공원 메인 무대와 광복동 일원 2곳(창선치안센터 앞·용두산공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5월 5~6일은 오전 11시 30분부터, 5월 7일은 오후 1시부터 진행된다. ‘조선통신사의 길’을 콘셉트로 하는 역동적인 예술공연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참가 팀으로는 타악그룹 여명, 예술단체 백의, 밴드 휴고, 연희퍼포머그룹 처랏, 금강예술단, 칠린스트릿, 부산 STAPS 등이 이름을 올렸고, 일본 예술단은 시모노세키 바칸키헤이타이(馬関騎兵隊), 히로시마 모미지렌(広島紅葉連) 등이 보인다.

2019년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조선통신사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평화의 문화 사절단 행렬’은 5월 6일 오후 2시 30분부터 6시까지 용두산공원~광복동 일원 1.5km 구간에서 부산 시민과 예술단, 일본 예술단이 함께하는 가운데 재현된다. 올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서 무려 2030명 규모의 행렬을 꾸릴 예정이다. 예년엔 1500여 명 수준이었다. 조선통신사 3사(정사·부사·종사관)는 아직 확정, 발표 전이다.

행렬 선두는 처음으로 어린이 통신사(경찰 패트롤카, 어린이 취타대, 어린이통신사 피켓, 어린이 통신사, 어린이 농악 등 125명)에게 맡긴다. 미래지향적인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주최 측 의지를 담았다. 그 뒤로 여는 행렬(국내외 내빈 100명), 한·일 평화의 행렬(500명), 조선통신사 행렬(295명), 2030 엑스포 유치 기원 행렬(1010명)이 따른다.

2019 조선통신사 축제에 참여한 일본 팀 거리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축제는 아직 개막 전이지만 참여 열기는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어린이 통신사(125명)와 엑스포 유치 지원 학교 초등학생 및 학부모(333명)는 참가 신청 사흘 만에 마감됐으며, 200여 명을 모집한 자원봉사자는 400여 명이 지원해 절반밖에 수용하지 못했다. 다만, 전통 복식을 착용한 후 소품을 들고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할 17세 이상 일반 시민 참가자는 미달해 현재 추가 모집 중이다. 20일 현재 참석을 알린 일본 내빈은 2개 지역 시장, 2개 지역 부시장, 관방장관을 지낸 10선 전직 국회의원 1명, 현역 4선 국회의원 1명 등 35명에 이르고, 10개 단체도 확정이다.

2019 조선통신사 축제 용두산공원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이 밖에 조선통신사 화원의 생동감 있는 축제 현장 드로잉 작품 활동을 볼 수 있는 ‘통신사의 화원’, 조선통신사 역사를 주제로 한 ‘조선통신사 역사 교육·체험 프로그램’, 조선통신사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 공동 등재를 홍보하는 ‘조선통신사 역사 전시 홍보관’, 조선통신사 주제의 기조 강연 및 발표·종합토론을 운영하는 ‘조선통신사학회 학술 심포지엄’ 등도 축제 기간 펼쳐진다. 또한 조선통신사 축제 개막일이 어린이날과 겹친 만큼 이날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30분 용두산공원 메인 무대에서는 어린이 골든벨, 어린이 복면가왕 같은 부대 행사도 즐길 수 있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조선통신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축제를 포함한 전반에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 건 아쉽다는 지적이다. 조선통신사 축제가 부산의 역사 문화 자산이긴 하지만, 부산의 상징으로만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선통신사 축제 책임 총괄자 서상호 부산문화재단 생활문화본부장은 “등재 이후 크게 달라진 게 없고 국가사업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아서 몹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조선통신사 축제 행사를 총괄하는 김현승 문화유산팀장은 “조선통신사 예산은 10년 가까이 동결됐다”면서 “특히 올해는 인건비,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같은 예산을 갖고도 예년에 비해 30% 가까이 행사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도 나름 의미가 있기에 그만둘 수가 없지만, 그와 별개로 조선통신사역사관 증축 내지는 북항 이전 등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