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열망 담은 ‘K부산 플랫폼’, BIE 회원국 표심 잡는다
마지막 승부처 4차 PT 뭘 담나
플래시몹 등 유치 분위기 영상에
실사단 감동 순간 전 세계 선보여
깜짝 이벤트 준비… 역량 총집결
내달 기후산업박람회가 시험 무대
‘부산 이니셔티브’ 연계 적극 어필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국내 현지 실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정부와 부산시는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사실상의 ‘마지막 승부처’로 보고 국가 역량을 총결집한다. 실사단 방한 당시 보여 줬던 국민 열기와 대규모 불꽃축제 등의 장면을 동영상으로 전 세계에 선보이고 ‘K부산엑스포 플랫폼’을 통해 한국의 ‘K브랜드’ 파워로 회원국의 마음을 이끌 계획이다.
20일 대통령실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6월에 열리는 BIE 총회 4차 경쟁 PT에서 국민의 월드엑스포 유치 열기를 담은 동영상을 선보일 방침이다. 영상엔 유치 분위기와 함께 실사단이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꼽았던 장면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BIE 실사단이 이달 초 부산과 서울을 찾았을 때 시민이 보여 줬던 플래시몹, 합창 등 유치 열기와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불꽃 축제, 국회 본회의의 월드엑스포 유치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장면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 앞서 실사를 거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민이 중심이 된 유치 열기 분위기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의 중요한 경쟁력이자 강점으로 꼽힌다.
앞서 국내를 찾은 실사단은 초당적인 국회의원들의 월드엑스포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과 부산역에서 시민 5000여 명이 보낸 환호와 유치 열기를 ‘최고의 경험과 감동’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6월 총회에는 BIE 회원국 대다수가 참석하는데다 각국의 현지 실사 보고서가 공개되는 만큼 이 무대에서 한국의 유치 열기와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 주는 것은 회원국 표심을 이끌 하나의 전략이기도 하다.
정부는 또 4차 PT에 맞춰 비밀리에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벤트로 회원국의 관심을 끌어내고 국내 유치 의지를 거듭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4차 PT를 앞두고 ‘K부산엑스포 플랫폼’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K부산엑스포 플랫폼은 K팝, K푸드 등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 문화를 기반으로 부산월드엑스포를 이른바 ‘K시리즈’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의미다. 국가적인 유치 교섭 활동이 벌어지는 지금 K시리즈로 부산엑스포를 홍보하고 유치부터 개최, 개최 이후 모든 과정에서 월드엑스포를 플랫폼으로 삼아 K시리즈를 세계에 한층 더 각인시키는 것이다. 4차 PT에서는 K부산엑스포 플랫폼에 부산 등 한국의 콘텐츠를 담을 전망이다.
내달 부산에서 ‘CES급’으로 열리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역시 부산의 국제대회 유치 역량을 과시하는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 박람회를 ‘부산 엑스포 유치의 도화선’격으로 보고 민관 역량을 결집해 왔다. 박람회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산업계 대응 방안 공유 등 국제적 논의의 무대인 한편 기후산업을 선도하고 성장 동력화를 도모하는 장이 된다. ‘부산 이니셔티브’와도 연계돼 엑스포 유치 전략에 더욱 힘을 싣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빈곤에서 벗어난 한국의 성장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디지털 격차, 기후변화, 보건 위기, 식량 문제 등 인류 공통 위기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BIE 회원국 대부분이 참석한 자리에서 4차 경쟁 PT가 발표되고 실사 보고서가 공개되는 만큼 정부는 세계를 감동시킨다는 각오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우디와 접전을 이어 가면서 한국만의 것과 세계를 향한 감동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초점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개최국이 선정되는 11월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4차 PT가 열리는 6월 총회는 특히 2030월드엑스포 유치의 분수령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그간 한국이 하나가 돼 역량을 쏟아 온 만큼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각오로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