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미 앞두고 중·러 압박에 민주당도 가세… 정국 악화일로
윤 ‘대만·우크라’ 인터뷰 파문
민주 “아무 말 투척 국익 훼손”
국힘 “중국과 원팀이냐” 비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관련 발언을 두고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한국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야당이 정부를 겨냥해 중·러 공세에 힘을 실으면서 정국이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윤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하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 중국·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미를 앞두고 정부를 겨냥해 연일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일대 긴장 고조에 대해 “이런 긴장은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발생했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그런 변화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와 관련,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 발언을 ‘말장난’으로 규정했다. 러시아도 “무기 제공은 반러시아 적대행위로 간주하겠다.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고 한국을 겨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통령의 ‘아무 말 투척’이 긁어 부스럼 정도가 아니라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훼손시키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자해적 외교 폭탄이 되고 있다”며 “대통령의 무개념, 무책임 발언이 더 심각한 안보 자충수가 되지 않도록 바로 잡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무기 지원 발언의 진위를 국민께 직접 소상히 설명드리고 사과하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시기 바란다”며 “대통령이 중국의 반발을 부를 것이 뻔한 대만해협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도 납득하기 힘든 외교적 자충수”라고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발언에 힘을 실으며 민주당에 “사대주의적 속국 인식에 빠져있다”고 역공을 펼쳤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중국 협박에 굴복하자는 민주당은 중국과 ‘원팀’이냐”고 지적했다. 김기현 대표도 “당당한 주권국가 인식을 갖지 못한 채 아직도 사대주의적 속국 인식에 빠져 있는 민주당의 낡은 운동권 인식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국익을 지키기 위해선 국방·외교 등 주요 분야에서 당당하게 협상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춰야 한다며 ‘목소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강대국이 무력으로 이웃 국가들을 침략하는 것에 민주당과 이 대표는 찬성한다는 건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도 우크라이나의 잘못인가”라고 되물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