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분기 전월세 갱신계약, 31%가 보증금 깎았다
올해 1분기에 전월세 계약을 갱신한 계약 4건 중 1건은 전월세 금액을 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하락세가 더 심화되면서 내려간 전월세 가격에 맞추기 위해서, 또는 이전과 같은 가격으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전월세 갱신 계약 중 종전보다 전월세를 감액한 계약은 25%였다. 이는 새로 전월세를 맺은 계약이 아니라 기존 계약을 더 늘려 갱신계약을 한 경우를 말한다.
지역별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다른 곳보다 심한 대구의 감액 갱신 비율이 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 48%, 울산 35% 등이었으며 부산은 31%였고 경남은 11%였다. 또 서울은 23%가 감액 갱신이었고 경기 29%, 인천 30% 등이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감액 갱신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연립·다세대 주택은 갱신계약 중 13%가 감액 갱신이었고 오피스텔 10%, 단독·다가구 6%였다.
예를 들어 2년 전 5억원 짜리 전세계약을 맺은 뒤 지금 전세가격 시세가 3억 5000만원에 불과하다면 전세 세입자는 전세금을 깎아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만약 여유가 있는 집주인이라면 1억 5000만원은 돌려주고 3억 5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을 수 있다.
하지만 집주인이 여유자금이 없다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데 5억원에 들어올 세입자가 없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세입자는 제때 이사를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최근 전세대출 이자가 소폭 하락했지만 2년 전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이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당분간 전월세 감액 갱신 계약 비율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