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3월 컨테이너 물동량 역대 최대… ‘환적 증대’ 효과
205만TEU 월 기준으로 최대
환적 물동량 109만TEU 기록
세계 1위 선사 환적 물량 53%↑
글로벌 수요 감소 불확실성 커
둔화세를 지속하던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달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의 환적 성장세가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전체 물동량의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달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205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해 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87만 6000TEU)과 비교해 9.3%나 급등한 수치다.
직전 최고 기록은 2021년 3월 201만 7000TEU였다. 이때가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동량이 ‘대란’ 수준으로 급증한 시기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 기록은 러시아 전쟁발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거둔 성과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환적 물동량이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달 환적 물동량은 109만 1000TEU로, 전년 동월 대비 14.1%나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세계 1위 선사(MSC)의 환적 물동량이 약 53%나 급증하면서 단일 선사의 증가분이 전체 환적 증가량(13만 5000TEU)의 60%(약 8만TEU)를 차지할 만큼 큰 기여를 했다. BPA에 따르면 이 선사는 다른 선사와 공동 운항하는 유럽과 북미, 남미 노선뿐 아니라 단독으로 일본,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북미 노선을 운영하면서 부산항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의 재개)으로 중국 수출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BPA 관계자는 “3월 중국의 수출이 6개월 만에 반등했고, 특히 남미 대상 수출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면서 “3월 중국 8대 항만의 물동량을 봐도 상하이, 선전을 제외하면 모두 증가했고, 칭다오항의 경우 1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작된 중국 대도시 봉쇄의 기저 효과에 봄철 해무로 중국 주요 항만이 폐쇄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BPA는 분석했다.
이 같은 기록이 ‘반짝’ 실적에 그칠지, 지속적인 물동량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와 유례없는 고물가로 글로벌 수요 자체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타격이다.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9월 156만TEU를 기록한 이후 올 2월까지 지난해 월 평균 물동량(183만 9000TEU)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둔화세를 지속했다.
다만 BPA는 이런 상황 속에서 중남미 지역 환적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것에 주목한다. 지난달 기준 멕시코 환적 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약 60%(약 2만TEU) 증가하는 등 올해 1분기 부산항의 중남미 지역 환적 물동량은 전년 대비 약 24%(약 8만TEU) 늘어났다.
강준석 BPA 사장은 “3월 물동량 반등은 글로벌 악재에도 불구하고 부산항의 우수한 환적 경쟁력을 증명한 성과”라며 “지속적으로 부산항의 항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신항 신규 부두 개장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