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되나
UN기구, 4월 30일~5월 2일 현지실사 진행
등재 마지막 시험대…올 하반기 결정 전망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을 잇는 섬진강 일대 전통 재첩잡이 방식인 ‘손틀어업’에 대한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절차가 다시 속도를 낸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동안 멈춰 있었는데, 오는 30일 현지실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동군은 UN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를 추진 중인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에 대한 현지실사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사흘 동안 섬진강 일원에서 진행된다고 27일 밝혔다.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거랭이’라고 하는 긴 도구를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는 어업방식이다.
역사성과 독창성 등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7호에 지정됐다.
하동과 광양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20년 1월 손틀어업에 대한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심사에 속도가 나질 않았는데, 3년 만에 다시 후속 절차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이번 실사단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과학자문위원(SAG) 9명 가운데 지난해 위원장이었던 야기 노부유키 도쿄대 교수가 선정돼 방한한다.
현지 실사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신청한 나라의 서류심사 이후 사실상 마지막 단계의 심사다.
이번 방한에서는 제출한 서류의 일치 여부와 주민들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의 적극적인 의지 등을 평가한다.
실사 결과는 오는 7월 초 세계중요농업유산 과학자문위원회 정기총회에 보고되며, 빠르면 올 하반기 등재 여부가 발표된다.
현지 실사는 1일 하동군청에서 공동접견과 섬진강 재첩잡이 세계중요농업유산 설명회를 시작으로 현장에서 재첩잡이 체험과 선별·가공 과정을 체험하고 관계자들과 토론회를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군은 2박 3일 일정의 실사과정에서 세계중요농업유산의 등재 추진 열기와 역량을 실사단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난 3월 초 추진단을 구성해 현장 점검과 주민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다.
현재 국내에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과 ‘담양 대나무밭 농업’ 등 모두 5개다.
특히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심사를 통과할 경우 어업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농업유산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동군 관계자는 “2박 3일 동안 실사단이 우리의 등재 추진 역량과 열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예상되는 문제점을 사전에 준비하고, 우리나라 세계중요농업유산 어업 분야의 1호 등재를 목표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