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옛 시를 통해 보는 평양의 도시 변화
피양풍류/박하
지금은 북한의 수도 평양. 하지만 조선시대엔 평양 하면 '풍류'였다. 을밀대, 연광정, 부벽루, 풍월루, 능라도, 대동강 뱃놀이, 평양 기생…. 모두 ‘평양 풍류’와 연결되는 장소요, 말들이다. 북한 속담에 ‘병아리도 평양 가고 싶어 피양피양하고 운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피양은 평양의 사투리다. 책 제목 <피양풍류>는 이를 바탕으로 한다. 저자는 평양이라는 문어체보다는 피양이라는 구어체를 살갑게 느끼기에 책 제목을 이렇게 부쳤다고 했다.
책은 평양 관련 옛 시를 매개로 평양의 도시 변화를 탐사한다. 시를 통해 평양의 풍류 무대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 무대가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북한을 가보진 않았다. 하지만 <북한의 도시를 미리 가봅니다>(2019), <평양의 변신, 평등의 도시에서 욕망의 도시로>(2021) 등 앞서 북한 관련 2권의 저서를 낸 바 있다. 이번엔 고지도와 구글어스(google earth) 위성지도, 평양을 다룬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 평양의 도시 변화를 추적한다.
흔히 평양을 ‘평해튼’이라 한다. 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로 평양을 초고층빌딩이 밀집한 맨해튼에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그 뿌리를 더듬어 가면, 조선시대 평양성에까지 이어진다. 조선시대에도 평양은 중국 사신들에게 ‘보란 듯이’ 평양이었다.
책은 독자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 평양 사람들도 잘 모르는 평양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저자는 “평양의 역사와 문화, 기행 가이드북을 만드는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책을 읽고 나면 ‘평양, 모른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말이 저절로 생각날지 모른다. 박하 지음/은누리/256쪽/1만 8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