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치고 달리기] 또 밀려나는 부산아이파크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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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이프부 기자

2023년 부산 프로 스포츠에도 ‘봄’은 오는가. 이번 토요일(29일) 부산 사직벌에서는 모처럼 부산 양대 프로 스포츠 구단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아이파크의 홈경기가 나란히 열린다. 이번 홈경기는 롯데와 부산아이파크 모두 상승세를 탄 국면에서 열리는 경기다. 프로 스포츠를 사랑하는 부산 시민들에게 둘도 없이 좋은 주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는 길목이다. 부산 사직야구장과 아시아드주경기장이 시민들의 환호성과 열기로 가득 들어차길 기대해 본다.

어렵게 찾아온 부산 프로스포츠의 열기다. 각 구단은 물론 야구·축구 팬들은 달아오른 이번 열기를 이어 가고 싶다. 부산 시민들이 프로스포츠로 열광했던 기억은 오래전 일이다. 부산 연고 프로야구·프로축구 구단의 동반 활약이 기대되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하지만 부산아이파크는 다음 달 한 가지 변화에 직면한다. 1부 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는 구단과 선수들에게는 위기다. 부산아이파크는 다음 달 27일 홈 경기장을 비워 줘야 하는 상황이다. 홈 경기장인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는 한 대기업이 주최하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 폐막 행사인 K팝 콘서트가 열린다. 부산아이파크는 28일 열리는 홈경기를 구덕운동장에서 치러야 한다.

프로 구단에게 홈 경기장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라는 혜택을 누려야 할 공간이다.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1승이 중요한 프로 구단에게 시즌 중 홈구장 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구도 부산’에서는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아이파크가 홈경기를 외부 행사 때문에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치르지 못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BTS 콘서트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와중에 5월 이후에도 외부 행사로 경기장을 두세 차례 비워 줘야 하는 상황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다.

사직야구장은 다행히 지난달 재건축 청사진과 완공 시점이 확정됐다. 예정대로라면 사직야구장은 2028년 9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재건축 기간 사직야구장 대체 구장으로는 아시아드주경기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부산아이파크는 또 홈구장을 내줘야 할 판이다.

하지만 축구 전용 구장 건설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부산시는 곳곳이 병들었던 구덕운동장의 잔디를 전면 교체하며 개선 작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제외한 경기 시설은 여전히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축구 전용 구장 건설 필요성에 대한 지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이 확정된 만큼 이제 축구 전용 구장 건설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 명확한 대책과 계획 없이 프로축구팀을 홈 경기장에서 밀어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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