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5년 만에 대우조선 품는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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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건부 승인 결정 수용
5월 중 유상증자 등 인수 마무리
대우조선 새 사명 ‘한화오션’유력
거제와 울산 업계 반응 ‘극과 극’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면서 22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면서 22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으며 ‘한국판 록히드마틴’의 꿈을 이어 가게 됐다. 대우조선 인수는 한화의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핵심으로 평가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대우조선과의 기업 결함을 조건부 승인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한 지 15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앞서 공정위는 전날 전원 회의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 5곳이 대우조선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시정조치 부과 조건으로 승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과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를 준수할 계획이다.

한화는 향후 5월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 참여,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5곳은 2조 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해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은 지난 2001년 8월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졸업한 지 약 21년 9개월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된다.

새 사명으로는 ‘한화오션’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 등이 거론된다.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해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3개 회사에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며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워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대우조선을 인수한다고 해도 경영 정상화는 숙제로 남았다. 대우조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조 6136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42%까지 치솟은 상태다.

한편, 한화의 조건부 승인 수용과 관련해 울산과 경남, 거제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조건부 승인을 촉구해 온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과 울산에서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해양 분야 방산 사업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줄곧 제기해 왔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경쟁 사업자가 한화에 함정 기술 정보를 요청했을 때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을 인수 조건을 명시했다.

이날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조선업종 방산 부문에 공정경쟁을 위한 최소한 장치가 마련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고, 울산시도 "공정한 심사를 촉구했고 결실을 거둔 만큼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대우조선 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조건부 승인은 현대의 의견만을 수용한 승인으로 새 출발 하는 대우조선의 앞길에 지장을 주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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