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어닝 쇼크
1분기 영업이익 1조 원 아래로
14년 만의 반도체 분기 적자
LG전자, 영업익 첫 삼성 추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미만으로 떨어진 데 이어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도 5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40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대 이하로 추락한 건 2009년 1분기(5900억 원) 이후 14년 만이다. 매출은 63조 7454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다.
이번 실적발표는 지난 7일 공시한 잠정 실적(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수요가 부진하고 재고가 늘며 가격이 하락하는 등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무려 4조 5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DS 부문 매출은 13조 7300억 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실적 부진속에서도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비는 대폭 늘렸다. 올해 1분기 시설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0조 7000억 원이다. 역대 1분기 기준으로 최대 금액이다. 이중 반도체는 9조 8000억 원, 디스플레이(SDC)는 3000억 원 수준이다. 연구개발비는 6조 5800억 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선 2분기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의 환경이 이어지면 전사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까지 메모리 업계의 감산 행렬에 동참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메모리 가격 하락세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1조 4974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LG전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생활가전 사업이 처음으로 분기에 1조 원을 넘겼고, 전장 사업(자동차 전기부품 관련 사업)도 최대 실적을 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