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핵잠수함 기항지 부산 가능성
바이든, SSBN 한반도 전개 표명
1980년대 이후 40년 만에 처음
한·미 두 나라 정상은 26일(현지 시간)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서 북한의 핵 사용 의지를 꺾기 위해 핵무기 발사가 가능한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를 공식화했다.
워싱턴 선언에는 '확장억제는 핵을 포함한 미국의 군사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원된다'면서 '미국은 SSBN의 한국 기항을 통해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라고 명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핵 탑재 잠수함을 한반도에 전개할 예정”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SBN은 ‘원자력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이어서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전략핵잠수함’으로 불리기도 한다. SSBN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전략폭격기 등 다른 전략자산과 달리 은밀하게 이동해 정밀한 타격을 할 수 있는 만큼 ‘억제’ 측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대 초 한국에 전개된 이후 40년 만에 SSBN의 한반도 전개가 예상된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이나 한·미연합훈련 때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원자력을 동력으로 했지만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은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SSN)이었다.
SSBN의 기항지는 부산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SSN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 기항해 왔지만, 강화된 확장억제에 따라 SSBN이 머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은밀히’ 잠항하는 SSBN의 위치를 북한이 탐지할 수 없어 SSBN의 한반도 전개 여부를 떠나 주변 해역에 있을 가능성이 있어 강력한 억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확장억제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 다른 것”이라며 “북핵에 대한 국민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국은 북한 핵 공격 시 즉각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다.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해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에 엄중 경고했다.
양국 정상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 경제 안보에서도 ‘긴밀한 협의’를 천명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IRA와 반도체법이 기업 활동에 있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DC=박석호 기자 psh21@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