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공동체학교 담벼락 장식할 특별한 도자기 1만 장
다문화 청소년·이주 여성 등 참여
엑스포 유치 열망 담아 작품 제작
11월까지 100m 걸쳐 글씨 각인
부산의 청소년, 이민자, 유학생, 시민들이 엑스포 부산 유치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1만 장의 도자기 장식을 직접 만들어 담벼락을 장식한다.
27일 오전 10시 부산 남구 문현동 아시아공동체학교 1층 로비와 운동장 일대서 부산시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총연합회 등이 주최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아시아공동체학교 벽면 도자기 장식 만들기’ 행사가 열렸다. 부산의 초·중·고등학생, 다문화 청소년, 이주 여성, 유학생, 외국인 등 4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아시아공동체학교는 매주 주말마다 도자기 만들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도자기 1만 장은 학교의 담벼락에 장식된다. 주최 측은 11월까지 작품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17~18세기 부산이 일본에 도자기를 만들어 수출할 당시의 제작 방식이 재현됐다. 용두산공원의 흙(황토)과 영도의 흙(백토)을 섞어 도자기 장식을 만든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두 흙이 섞이는 과정을 지켜보며 부산의 도자기 제작 역사를 배우고 행사의 취지를 되새겼다.
작품의 총 제작감독을 맡은 도예가 조국영 작가는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을 국제적으로 전파하던 부산의 모습을 재현하며 현재까지 케이팝(K-POP)과 반도체 기술을 통해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음을 학생들에게 알렸다”며 “옛부터 첨단기술과 문화를 세계에 널리 퍼트려 온 부산은 엑스포를 개최하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성된 작품은 아시아공동체학교의 담벼락에 장식된다. 동쪽 담벼락엔 36m 길이로 ‘부산엑스포 유치’, 서쪽 담벼락엔 70m 길이로 ‘나는 부산사람입니다’이라는 글씨가 새겨진다. 특히 ‘나는 부산사람입니다’이라는 말은 다문화 청소년, 외국인, 유학생, 이주민이 출신 국가와 관계 없이 부산시민으로 화합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 부산 시민으로서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 엑스포 유치에 나선다는 의미를 담았다.
도자기를 만드는 외국인 학생들의 얼굴에도 즐거움이 가득했다. 행사에 참여한 아시아공동체학교 학생회장 박 크리스티나(17) 양은 “친구들이 모두 여러 나라에서 왔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흙처럼 다 섞여 친해진 것 같다”며 “전쟁과 갈등이 많은 상황이지만 모두가 다 같은 사람임을 생각하며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와 관계 없이 다 같이 섞이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