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외교 효과 좀 보자”… 국힘, 지지율 띄우기 ‘총력’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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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선언 등 방미 성과 홍보
회의·SNS서 잇단 추켜세우기
민주당 "외교 리스크만 증가"
대통령 지지율 방미 기간 하락
긍정 평가 30% 부정평가 63%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영접 나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영접 나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2년 만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성과 띄우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최근까지 나란히 지지율 하락세를 걸었던 당정이 더불어민주당의 ‘퍼주기 외교’ 비판을 딛고 방미 성과를 기반으로 지지율 반등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당 공개회의와 페이스북 등 개인 SNS를 통해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방미 핵심 성과로 ‘워싱턴 선언’을 꼽으며 “기존의 확장억제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한·미 군사동맹이 핵 동맹으로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며 “이번 워싱턴 선언으로 핵이 한국에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사실상으로 존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방미 이틀 만에 넷플릭스 25억 달러, 코닝 15억 달러 등 모두 59억 달러를 유치했으며 업무협약(MOU)도 50건 체결했다”면서 “이번 워싱턴 선언문의 핵심은 핵협의그룹 설립과 핵문서 공개, 핵잠수함 한반도 전개 강화, 가시성 증대다. 특히 핵 문서는 사실상 최초의 핵 공유 선언문”이라고 추켜세웠다.

김기현 대표는 방미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윤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발언을 두고 반발한 중국 외교당국과 민주당을 묶어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 중 미군이 중국군과 맞서 싸운 장진호 전투를 기적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중국 외교부가 ‘항미원조’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외교부가 역사 왜곡으로 정상회담 폄훼에 나섰다”며 “민주당은 그저 윤 정부를 흠집 낼 수만 있다면 중국 외교부의 대한민국 국격 훼손은 얼마든지 허용된다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저마다 방미 성과를 호평하는 글을 잇달아 SNS에 올리는 등 방미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방미 기간 중에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윤 대통령 방미 기간인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 응답률 10.2%)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30%, 부정 평가는 63%를 각각 기록했다. 직전 조사보다 긍정 평가는 1%포인트(P) 내린 반면 부정 평가는 3%P 올랐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2%, 더불어민주당이 37%를 각각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와 동일했고 ‘돈 봉투’ 논란 악재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5%P 올랐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 리스크’를 고리로 방미 평가 절하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야당은 이번 방미의 핵심 의제였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반도체법 등과 관련해 양국이 협의해 나가기로 했음에도 기밀 정보 제출, 초과 이익 공유, 중국 투자 제한 등 독소조항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며 ‘빈손 외교’를 강조한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낌없이 퍼주는 ‘글로벌 호갱(호구와 고객 합성어) 외교’라는 참으로 굴욕적인 상황을 맞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박홍근 전 원내대표도 “(넷플릭스 등 투자는) 이미 예정됐던 사안으로 순수한 순방 성과라 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실은 미 기업의 투자 규모가 59억 달러에 이른다고 홍보했지만, 삼성·현대차·SK 등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 들어 1000억 달러(한화 133조 5000억 원)를 투자했다며 대대적으로 미국 정부가 선전해 온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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