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법을 잊은 ‘진격의 거인’… 4월의 기적 만든 롯데
사직벌 키움 2차전서 5-3 재역전승
4연속 ‘위닝 시리즈’로 흥행 중심에
안우진 상대 선제점 올렸다 역전 허용
7회 해결사 렉스 한 방에 경기 뒤집어
서튼 “선수들 투쟁심과 만원관중 덕”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8연승 고지를 달성하며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1위에 올라섰다. 롯데는 거침없는 상승세로 4연속 위닝 시리즈를 완성하며 단연코 올 시즌 KBO 리그 흥행의 중심에 섰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2차전에서 5-3 재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지난 20일 KIA 타이거즈 전 이후 8연승을 달성하며 올 시즌 첫 리그 1위에 우뚝 섰다. 롯데가 8연승을 달성한 것은 2010년 6월 12일 이후 4705일 만이며, 시즌 단독 1위에 올라선 것은 2012년 7월 7일 이후 3950일(2020시즌 개막 5연승 제외) 만이다.
롯데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득점하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롯데는 2회와 3회 안우진을 상대로 각각 1점씩을 뽑아내며 선발 투수 한현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롯데는 2회 안치홍이 볼넷을 얻어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롯데는 이후 안우진의 폭투와 한동희의 내야 안타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롯데는 1사 만루 상황에서 안권수가 외야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롯데는 3회에도 2사 이후 전준우와 안치홍의 연속 안타로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는 5회 키움에 역전을 허용했다. 4회까지 3개의 탈삼진을 포함해 호투를 펼치던 선발 한현희가 5회 들어 2번 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내준 뒤 4·5번 타자에게 연속 2루타를 내주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한현희는 5회 초 2사 상황에서 좌완 김진욱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갔다.
올 시즌 롯데의 필승 계투조 핵심 투수로 자리 잡고 있는 김진욱은 키움 7번 타자 박찬혁에게 3루 선상을 빠져 나가는 2루타를 내주며 2-3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김진욱은 후속 타자를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김진욱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실점 없이 처리했다.
하지만 롯데는 ‘지는 법을 잊었다’는 팬들의 소망대로 7회 재역전에 성공했다. 1번 안권수와 2번 김민석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득점 기회를 만든 롯데는 2사 1, 3루 상황에서 키움 투수 김동혁이 투수 보크를 기록하며 3루 주자 안권수가 홈으로 들어오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의 해결사는 렉스였다. 렉스는 7회 2사 2루 상황에서 우측 선상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쳐 결승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4-3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5번 타자 전준우가 1루로 향하는 강습 타구를 만들어 2루에 있던 렉스를 다시 홈으로 불러들이며 5-3으로 달아났다.
재역전에 성공한 롯데는 8회 필승 계투조를 가동했다. 마운드에는 롯데 계투조의 핵심 자원 구승민이 올랐다. 구승민은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실점 없이 돌려세우며 8회를 틀어막았다. 롯데는 9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요리하며 8연승 역사를 완성했다.
롯데는 기분 좋은 8연승을 거두며 14승 8패(승률 0.636)로 15승 9패의 SSG 랜더스(승률 0.625)를 제치고 KBO 리그 단독 1위에 올라섰다. 2012년 7월 이후 거의 11년 만의 정상 등극이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튼 감독은 “연승을 이어 가고자 하는 선수들의 강한 투쟁심과 만원 경기를 만들어준 팬들의 에너지가 더해져 승리를 가져왔다”며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과 팬은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롯데는 1일 광주로 이동해 2일부터 4일까지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