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한 시신 파묻고 다시 꺼내 손도장까지… 징역 30년 확정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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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공동투자자 살해한 40대 여성
암매장 시신 꺼내 손도장 찍어 문서 위조
1심 무기징역→ 2심·대법 징역 30년

부산일보DB 부산일보DB

주식 공동 투자자인 50대 남성을 살해한 다음 시신을 밭에 파묻어 유기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됐다.

대법원 제2부는 살인과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 씨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4월 6일 부산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주식 공동 투자자인 B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경남 양산의 한 밭에 묻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B 씨는 A 씨와 인터넷 주식 카페에서 동업 투자를 위해 만났다. A 씨는 B 씨의 투자금 중 1억 원 상당을 임의로 사용했고, B 씨는 이에 대한 상환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상환 요구가 심해질 경우 자신의 가정이 파탄 날 것을 우려해 B 씨를 없애야겠다고 마음먹었다.

A 씨는 범행에 앞서 양산의 한 경작지 소유주에게 연락해 나무를 심어보고 싶다고 부탁하고 허가를 얻었다. B 씨를 묻어 없애기 위한 장소를 물색한 것이다.

범행 3일 전에는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 나무를 심기 위한 구덩이를 파달라고 했다. 전날엔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가짜 차량번호가 적힌 A4 용지 100여 장을 무더기로 인쇄해 차량 번호판 위에 테이프로 붙였다.

지난해 4월 6일 부산의 한 사찰 주차장에서 B 씨와 만난 A 씨는 “매달 100만~150만 원 정도를 줄 테니 집에 찾아오지 마라”고 했다. 하지만 B 씨가 화를 내며 이를 거절하자 미리 준비해놓은 범행도구를 이용해 조수석에 앉아있던 B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A 씨는 계획대로 차를 몰고 미리 파놓은 구덩이로 이동한 뒤 B 씨의 시신을 은닉하고 흙을 덮었다.

A 씨의 범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며칠 뒤 A 씨는 야심한 밤을 틈타 B 씨의 사체가 묻혀진 구덩이를 찾아가 흙을 다시 파냈다. A 씨는 B 씨의 왼손을 꺼내 인주를 묻혀 종이에 찍은 뒤 다시 흙으로 덮었다. B 씨 지인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B 씨의 손도장이 찍힌 문서를 위조한 것이다.

부산지법은 1심에서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을 맡은 부산고법은 “범행 동기가 불량하고 계획적이기는 하나 수법이 잔인·포악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선고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A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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