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남아 친선 그룹의 라오스 방문기
김홍구 전 부산외국어대 총장
최근 외교부장관 특사단의 일원으로 라오스를 방문했다. 외교부는 한·아세안 연대 구상 이행 원년인 올해 ‘동남아 친선그룹’(Friends of SEA)을 조직하고 특사단 활동을 통해 한국과 상대적으로 교류 빈도가 낮은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아세안 관련 전직 외교관과 학자로 구성된 특사단 파견은 윤석열 정부의 아세안 정책 중시에 대한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방문 중 특사단은 라오스 외교부와 산업통상부 등의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한국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KASI)에 대해서 설명하고 중요 협력 상대국인 라오스와의 관계 강화 의지를 전달했다.
한국과 라오스 양자 관계는 1995년 10월 재수교 이래 각별한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 교역 규모는 2022년 1억 5000만 달러로 재수교 시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증가했고 품목도 다양화돼 향후에도 활발한 경제 협력이 기대된다. 한국은 제5위 라오스 투자국으로 (2022년 누적 7억 6000만 달러), 다수의 한국 기업이 에너지·건설·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사단은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이 완화돼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라오스 측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몇 가지 분야에서 유망한 라오스 진출과 투자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의 라오스 투자는 수력 발전, 광산 개발, 서비스업, 농업 등 경제 발전에 파급 효과가 큰 분야에서 확대돼 오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감했으나 2021년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 중이다. 현재 내륙국 라오스는 아세안 연계성(ASEAN Connectivity) 사업의 일환으로 내륙 연계 국가(Linked Country) 구축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고속도로, 교량, 메콩강 내륙 항로, 내륙항 등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라오스는 중국과의 철도 연결을 통해 물류 중심국으로 전환 중인데 철도 인프라 사업도 한국이 진출할 수 있는 유망 분야 중 하나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수행한 루앙프라방공항 확장 운영 사업 타당성 조사가 올해 초 끝난 후 본 사업과 연계 사업이 추진 중이다.
특사단의 마지막 일정으로 라오스 국립대학교를 방문해 ‘한국-라오스 관계의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한 특강을 개최했는데 200여 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참석해 한국 문화에 대해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특강 후 질의 응답 시간에 한국문화원 설치의 필요성과 관광·유학 분야에서 인적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부산은 라오스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부산에는 라오스 명예총영사관이 설치돼 있으며, 국내에서 라오스어를 최초로 가르치기 시작한 대학과 라오스와 불교 교류에 일찍이 나선 유명 사원도 있다. 라오스 진출의 인프라가 깔려있는 셈이다. 최근 저렴한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안정된 경영 환경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라오스 진출 의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봉제 업종의 진출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부산 기업들도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