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이력 조회 사이트도 무용지물?…명품 중고 2억 원 사기 20대 검거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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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고가 귀금속 사기 중고거래…2년 동안 167명에게 2억여 원 편취
금융계좌 52개·휴대전화번호 77개 이용…사기 이력 조회 사이트 ‘무용지물’

A씨는 사기 이력 조회 사이트에서 조회 되지 않도록 52개의 금융계좌와 77개의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왔다. 경남경찰청 제공 A씨는 사기 이력 조회 사이트에서 조회 되지 않도록 52개의 금융계좌와 77개의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왔다.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진주경찰서가 2년여 동안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명품백 등을 싸게 판다고 속여 부당 이득을 챙긴 20대를 검거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67명으로, ‘사기 이력 조회 사이트’조차 피해 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주경찰서는 진주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26살 A 씨를 사기 혐의로 검거해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 24일 한 중고거래 앱에 명품 목걸이 세트를 770만 원 상당에 판다고 올려 5명으로부터 3800여 만 원을 가로챘다. 또 올해 3월 30일에는 명품 자켓을 140여 만 원에 판다고 속여 10명으로부터 1500만 원 정도를 편취했다.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 2021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2년여 동안,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 명품백과 고가 귀금속, 숙박권 등을 판다고 속여 167명에게 2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피해자 대화 내용. A씨는 다양한 말로 피해자를 안심 시킨 뒤 사기 거래를 이어왔다. 경남경찰청 제공 A씨와 피해자 대화 내용. A씨는 다양한 말로 피해자를 안심 시킨 뒤 사기 거래를 이어왔다. 경남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해당 기간 동안 52개의 금융계좌와 77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고가의 물품을 살 때는 ‘노스캠’과 ‘더치트’ 등 사기 이력 조회 사이트를 이용해 판매자의 신용도를 파악한다.

A 씨는 자신의 계좌와 전화번호가 조회 되지 않도록 수시로 인터넷 금융계좌를 만들고 대포폰과 선불폰 등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A 씨가 피해자들의 심리를 잘 이용해 온 것으로 파악했다.

A 씨는 중고거래는 물론, 정상적으로도 쉽게 구하기 힘든 물품만 골라 판매글을 올렸다.

또 바이크 카페에 가입해 희소성 있는 중고 오토바이를 파는 등 구매자들의 관심사에 맞춰 사이버 판매 사기를 이어왔다.


경찰은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 A씨가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현장을 급습해 A씨를 검거했다. 경남경찰청 제공 경찰은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 A씨가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현장을 급습해 A씨를 검거했다. 경남경찰청 제공

특히 A 씨는 전국 곳곳을 돌며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등 수시로 거처를 옮겨 경찰 추적을 따돌려왔다.

경찰은 인터넷 상에서 꾸준히 A 씨를 추적하다 지난달 19일,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 A 씨가 머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현장을 급습해 A 씨를 붙잡았다.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A 씨는 사기 이력 조회를 회피하기 위해 꾸준히 계좌와 휴대폰을 바꿨다. 고가의 중고물품을 구입할 때는 지나치게 싼 가격의 물품이나 전국적으로 품귀인 품목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사기 이력 조회 사이트는 물론, 거래 플랫폼별 이용자 신뢰도 지표를 잘 확인하고, 안전거래 URL 역시 포털에서 검색되는지 확인하는 등 여러 안전 절차를 거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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