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도심 한복판에 지자체도 모르는 미군 사격장이 들어선다?
창원 의창구의 한 야산 중턱에사격장 조성
SOFA 협정으로 지자체 등에 협의 안해
아파트 단지·병원·쇼핑시설 등 인근 위치
시민들, 소음 문제와 각종 안전사고 우려
경남 창원 도심 한복판에 주한미군 전용 소총 사격장 개선 공사가 진행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다. 주한미군지위협장(SOFA)에 따라 국내법 적용받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에 협의나 통보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창원시 의창구 한 야산 중턱에 주한미군 소총 사격장이 건설을 위한 벌목작업이 이뤄졌다. 해당 지역은 이미 수목이 잘려 휑하다. 사격장은 2년 뒤 최대 1만 5000㎡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창원시 등 지자체는 해당 지역에 사격장 공사가 진행되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회와 시청 게시판에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민원은 대부분 소음 문제나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이 지역 반경 1.5km 내 1100가구가 넘는 아파트 단지와 쇼핑시설, 병원, 공단이 밀집해 있어서다.
지자체가 이 같은 사실을 처음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주한미군지위협정에 따라 국내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지자체와 협의를 따로 거치지 않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또 이 사격장은 새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1972년 미군에게 공여된 토지에 이미 조성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사용된 미군 사격장을 개선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이에 시는 구체적인 공사현황 등을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에 확인하는 한편 공사를 중단하고 현장조사와 주민설명회 개최 등을 요구한 상태다. 시는 또 장기적으로 해당 사격장 이전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도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근본적인 문제 해소를 위한 사격장 이전을 검토해 달라는 건의문을 국방부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편 주한미군 전용 사격장 건설 중단 및 폐쇄 창원대책위는 이날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심 한복판 주한미군 사격장 공사 중단·폐쇄 △팔용산 일대 위험시설 자료 모두 공개 등을 요구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