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각스님 선화는 깨달음의 길로 가는 수행의 방편”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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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각선화보존회 8일 학술심포지엄
부산시무형문화재 지정 10주년 기념
문화예술·문화재 전문가 등 주제 발표
성각스님의 선화 세계 입체적 조명
선화 전시·기념행사·축하 공연도 열려

성각스님이 경남 남해군 망운산 정상에서 선수행을 위해 참선삼매에 들어 있는 모습. 성각선화보존회 제공 성각스님이 경남 남해군 망운산 정상에서 선수행을 위해 참선삼매에 들어 있는 모습. 성각선화보존회 제공

국내 최초 선화(禪畵) 무형문화재인 성각스님(선화보존회장·경남 남해 망운사 주지)의 문화재 지정 10주년을 기념하는 장이 펼쳐진다. 성각스님은 예술성과 수행을 겸비한 선화로 불교 대중화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5월 8일 국내 최초로 선화 부문 부산시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다.

성각선화보존회는 8일 오후 1시 부산전통예술관(수영구 광안동) 1층 복합공간에서 ‘성각스님 선화, 산빛에 물들다’를 주제로 행사를 연다. 행사는 선화보존회 정기총회, 선화전, 학술심포지엄, 기념행사와 축하공연(배우 전원주·코미디언 심형래 출연) 등으로 진행된다. 부산시무형문화재 제19호 선화 제작 기능보유자인 성각스님은 쌍계총림 쌍계사 방장 고산대선사로부터 법맥을, 김해 동림사 회주인 화엄대선사로부터 화맥을 이어받았다. 성각스님은 “이번 행사가 두 스승에 대한 감사함을 떠올리는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학술심포지엄이다. 문화예술·종교·문화재·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나서 성각스님의 선화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경일대선사(전 동국대 이사장)는 ‘성각 선화를 감상하며’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남해 망운사에서 펼쳐지는 산과 바다, 해와 달 등 자연환경, 화엄대선사로부터 물려받은 개성적인 화풍, 고산대선사의 선기가 3합을 이룬 수행과정에서 성각스님의 독창적 기법의 선화가 형성됐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현주 부산시문화재위원은 ‘일 곤 원이 만나는 선화: 선예술의 무한성’을 발표한다. 이 위원은 “성각스님에게 선화는 깨달음의 길로 통하는 수행의 방편이다. 무념무상으로 완성된 선화는 세속을 넘어선 파격이자 오랜 수행의 요체가 발현된 고요의 경지”라고 평한다. 그는 “특히 일원상(一圓相)은 성각스님의 작품에서 가장 선심과 선필이 집약된 주제이다. 스님의 선화에서 원상(圓相)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원심으로 흘러드는 힘은 항상 산에서 발원한다. 산의 이치를 터득한 마음 그것이 무심(無心)이고 곧 산심(山心)이다. 채움과 비움의 이치를 산을 통해 무심의 일원상으로 이끈다”고 분석했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는 ‘기계시대 선(禪)과 선예술의 진로-성각선서화’를 중심으로’를 발표한다. 이 수석큐레이터는 성각스님의 ‘산(山)’을 다룬 다양한 작품들을 예로 들며 “산은 성각의 친구이고 어머니이자 스승인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작품 ‘산-유심’에는 거대한 산을 등지고 무언가의 화두를 잡고 스스로 깨달음의 완성을 위해 용맹정진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온다”며 “‘오직 하나를 찾아야 하겠다’는 마음은 ‘참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반조하고 있다”고 했다.

백승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선서화-자신의 회복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다. 백 명예교수는 “절제와 간결함이 특징인 선서화는 직관의 예술로 수행자가 궁극에 이뤄야 할 정신적인 자유를 그리기 위한 그림”이라며 “지혜의 보고와 같은 불교사상에서 치료방법을 얻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성각스님은 2018년 10월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물속의 달-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선묵특별전’을 열었다. 한국전통예술학회가 2002년 11월 부산일보사 소강당에서 개최한 ‘선예술의 재조명’ 국제학술회의에 발표자로 참석한 바 있다.


성각스님이 8일 열리는 ‘성각스님 선화, 산빛에 물들다’ 학술심포지엄을 앞두고 산빛을 뜻하는 ‘산광(山光)’을 쓰고 있다. 성각선화보존회 제공 성각스님이 8일 열리는 ‘성각스님 선화, 산빛에 물들다’ 학술심포지엄을 앞두고 산빛을 뜻하는 ‘산광(山光)’을 쓰고 있다. 성각선화보존회 제공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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