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들 울부짖는데… '지원 특별법' 난항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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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위 법안심사소위, 합의 불발
여 “정부 피해액 직접 보전 안 돼”
다른 범죄와 형평성 어긋나 난색
야 “공사가 보증금 먼저 돌려줘야”
이번 주 본회의 처리 어려워져
피해자 인정 기준, 4개로 줄여

3일 오전 재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의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심사에서 김정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1일 소위에서 특별법 심사에 착수했지만 쟁점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재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의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심사에서 김정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1일 소위에서 특별법 심사에 착수했지만 쟁점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연합뉴스

여야가 3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피해자 요건과 임대보증 채권 매입 등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도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여야가 이른 시일 내 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오후까지 약 5시간가량 전세사기특별법을 논의했지만 여야 간 의견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회의에선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정부·여당 특별법), 주택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및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대보증금 미반환 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3건을 병합심사했지만, 지난 1일 회의에 이어 합의점 도출은 또 불발됐다.

세 법안 모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하지만 임대보증 채권 매입, ‘선 지원·후 구상권 행사’ 등 지원 방안을 놓고 여야 의견이 달라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국토법안심사소위원장이자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어떻게 하면 지원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의명분에 대해 모두 공감하지만 다음에 심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세사기특별위원장 맹성규 의원도 “보다 폭넓고 깊게 지원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야당과 피해자들은 정부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매입기관이 먼저 보증금 반환 채권을 사들이고, 추후 구상권 행사를 통해 비용을 보전하는 ‘선 지원·후 구상권 행사’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여당은 사기당한 보증금 채권을 직접 매입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다른 범죄 피해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었다.

김 의원은 “적어도 정부·여당 안은 국가가 전세 사기를 당한 보증금 일부를 직접 주는 채권 매입은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 원칙”이라며 “경제적 피해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하고 국가가 직접 보상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사기성이 인정되면 전세 피해로 본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를 사기로 볼 것인가는 모호하다”고 이를 반박했다.

정부는 당초 전세 사기 피해자 인정 기준을 6가지로 제시했지만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비판이 일자 지난 1일 수정안을 제시했다. 수정안은 △대항력·확정일자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해도 임차권등기를 마친 경우 △임대인의 파산 및 회생절차, 경·공매 절차 개시로 다수의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임차인의 임대차 보증금이 3억 원 이하인 경우(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조정에 따라 최대 4억 5000만 원까지 인정) △수사 개시, 임대인 등의 기망 또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자에게 임차주택 소유권을 양도하는 경우 등 4개 조건을 충족하면 전세 사기 피해자로 하는 내용을 담았다. 심 의원은 기자들에게 “현재 소액보증금 우선 변제제도는 기준액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다”며 “여기에 특례를 둬서 보증금을 일부라도 변제받을 수 있게 하는 수정안을 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은 소위 심사 지연에 따라 이번주 본회의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김 의원은 “주말이라도 협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답을 도출해 소위를 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간사 간 논의를 통해 소위 일정을 추가로 잡기로 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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