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잿더미 된 집터에서 한숨만…
IMF 후 가정 잃고 혼자 돼
건물 소유주와 3년 소송 탓
공장 폐업하며 손해 극심
화재로 집 잃고 망연자실
얼마 전부터 여관에서 생활을 시작한 기영(66·가명) 씨는 4월 초 갑작스런 주거지 화재로 생활 터전을 잃었습니다. 오래된 목조 건물에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겨우 몸만 피했습니다. 대피하는 과정에서 왼쪽 손바닥과 손등에 화상을 입었지만, 화재로 지붕까지 내려앉은 집을 바라보면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기영 씨는 젊은 시절 규모가 큰 구두공장과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아들 둘을 낳아 누구보다 행복한 생활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일상이었지만, IMF를 겪으면서 사업체가 힘들어졌습니다. 부도 위기 탓에 직원들을 줄이고, 구두 매장을 정리했습니다. 그나마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덕분에 공장은 다시 대형 거래처를 받게 돼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습니다. 아내와의 갈등이 심해진 겁니다. 결국 가정불화를 이기지 못하고 기영 씨는 이혼을 했고 자녀들과도 헤어져 홀로 남겨졌습니다. 혼자가 된 기영 씨는 공장 운영에 더 매진했습니다. 하지만 공장이 있던 건물 소유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로 건물주와 법적 소송을 이어갔고, 3년 만에 패소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장은 폐업했고, 기영 씨는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소송에서 패소한 탓에 기영 씨에게 남은 것은 오래되고 낡은 주거지 뿐이었습니다. 기영 씨는 보잘 것 없는 집이지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랬던 기영 씨가 이번 화재로 하나 남아있던 집마저 잃었습니다. 양말 한 짝도 챙기지 못하고 몸을 피한 탓에 기영 씨에겐 남은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머물 곳이 없어 임시로 여관에서 지내면서 빵과 우유로 끼니를 대충 해결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도 찾을 길이 없어 보입니다.
기영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잿더미가 된 주거지 앞을 서성입니다. 혹여나, 조금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여기저기 살펴보지만, 한숨만 나옵니다. 그곳에서 기영 씨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무엇을 희망 삼아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기영 씨는 걱정과 불안에 시달립니다.
따뜻한 바람과 초록 잎이 반짝이는 봄이지만 기영 씨의 마음은 냉랭한 겨울입니다. 살 길이 막막한 기영 씨가 새로운 주거지를 마련해 작은 희망이라도 볼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기 바랍니다.
△중구청 복지정책과 김정화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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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1일 자 영호 씨
지난달 21일 자 영호 씨 사연에 후원자 77명이 279만 2265원을, 특별후원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70만 9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영호 씨는 지원 받은 후원금으로 치료와 수술을 받고 재활에 신경 써 건강을 회복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검정고시와 자격증 시험에 합격해 자신의 가게를 여는 꿈을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을 생각하며 나중에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감사 인사도 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