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무트 불바다에 “러군, 백린탄 썼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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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화재 영상 올리며 주장
엄청난 열·섬광 발생해 치명적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바흐무트 영상.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바흐무트 영상.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화염에 휩싸인 도시를 찍은 영상 한 편을 올리면서 러시아가 바흐무트의 비점령 지역에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분석한 영국 BBC 방송은 촬영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장소는 바흐무트 도심 서쪽의 어린이 병원 인근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드론으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며 고층 건물이 불길에 타오르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BBC는 아울러 공격에 소이탄의 일종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지만, 백린 사용 여부까지 특정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백린탄은 인(P)의 동소체인 백린을 원료로 쓴 폭탄이다. 조명탄·연막탄에도 백린이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인명 살상용 백린탄은 화재나 화염을 이용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소이탄의 일종이다. 쉽게 말해 주변을 불태워 버리는 무기다. 원료 자체가 맹독성이고 산소와 접촉해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과 섬광·연기가 발생해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일단 연소가 시작되면 인체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채 쉽게 꺼지지 않는다. 물도 소용없고, 붕대를 감았다 제거하면 다시 불이 붙기도 한다.

민간인 거주 지역이나 민간인 밀집 시설에 대한 소이탄 사용은 국제법상 금지돼있다. 이런 금지 조항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중국 등 거의 모든 주요국이 비준한 1949년 제네바협약과 1980년 유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에 들어가있다. 그러나 백린탄은 다르다. 어쨌든 주 목적이 ‘연막 형성’에 있기 때문에 소이탄과 달리 국제규범 통제의 바깥에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가 마리우폴 포위 등 과정에서 민간 시설에 백린탄을 썼다고 비난해왔지만, 러시아는 줄곧 “국제 협약을 위반한 적 없다”며 부인했다. 연합뉴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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