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간 아파트 매매가 하락 폭 0.14%… 바닥 찍었나?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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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 5월 1주 매매가격동향
지난해 8월 이후 최소 하락 폭
세종 등은 상승… 반전 전망도
고금리·전세값 하락 기대 일러

부산지역 아파트값 하락 폭이 줄어들자 긴 하락기가 끝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산 연제구 아파트 단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지역 아파트값 하락 폭이 줄어들자 긴 하락기가 끝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산 연제구 아파트 단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지역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부양을 위한 여러 정책이 쏟아져 나오며 ‘바닥’을 찍었다는 목소리도 서서히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8개월 만에 하락 폭 최소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1주 차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부산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4%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매주 전국의 아파트값 매매지수를 전주와 비교해 증감한 값을 발표한다. 부산은 4월 4주 차 -0.20%, 4월 3주 차 -0.22%, 4월 2주 차 -0.25%, 4월 1주 차 -0.28%를 기록하며 아파트값 하락 폭은 갈수록 줄어 들고 있다. 지난해 8월 5주 차(-0.15%) 이후 최소 하락 폭이다.

여전히 부산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3주 차 이후 46주 연속 하락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4주 차 -0.70%로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후 점차 그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를 월간으로 확인하면 더욱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부산지역 아파트 아파트값 월간매매지수는 지난해 6월 -0.04%로 하락세로 돌아선 후 지난해 12월 2.52%로 역대급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후 올해 1월 -2.3%. 2월 -1.97%, 3월 -1.49%를 기록하고 있다. 하락의 강도는 크지만 하락 폭 자체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예전보다 ‘상승거래’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3~4월 아파트 매매 체결 가격을 1∼2월과 비교한 결과, 조사대상 1만 3242개 주택형 가운데 57.6%(7624개)의 실거래 가격이 상승했다. 매매거래 체결은 중개업소를 통해 거래된 것만 집계했으며 직거래와 계약해제 물건은 제외됐다. 비교기간 각각 동일단지, 동일 주택형에서 1건 이상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부산은 54.6%가 상승 거래였다. 전문가들은 1~2월에는 급매물이 소진이 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세종·강남은 상승, 부산은?

세종시는 부동산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시장 반응이 나오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세종의 5월 1주 차 아파트값 주간매매지수는 0.23% 상승을 기록했다. 7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노원구 등도 2~3주 연속 올랐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세종과 수도권부터 침체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 반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종과 부산의 분위기는 다르다고 평가한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세종은 신도시라 대부분 아파트들이 신축이기에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조건들이 대부분 비슷하고 부산에 비해 부동산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거래 한 두 건만으로 일대 시세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세종과 강남권역은 부동산 침체기 초반에 매우 급격하게 가격이 빠진 지역 중 하나라 반등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파트매매가격지수의 선행지표인 전세매매가격지수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산의 전세가격지수는 4월 1주 차 0.32% 하락, 4월 2주 차 0.28% 하락, 4월 3주 차 0.24% 하락, 4월 4주 차 0.23% 하락, 5월 1주 차 0.15% 하락을 기록 중이다. 하락 폭이 줄고 있지는 하지만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부산지역 전세가율은 64.2%다.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실수요자 외 투자 수요도 시장에 참여해야 하는데 전세가율이 낮아 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은 “하락 폭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워낙 하락 폭이 가팔랐기에 생기는 기저효과다”며 “여전히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부동산 시장에 핵심 변수 중 하나인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 회복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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