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사연 많은 모나리자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그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꼽을 것이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관람객이 제일 먼저 찾는 그림도 모나리자다. 이 명작을 보기 위해 루브르를 찾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을 직접 본 사람이라면 그림 앞에 몰려든 인파에 놀라고, 또 생각보다 너무 작은 그림 크기에 놀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모나리자 보러 갔다 사람 뒤통수만 보고 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모나리자는 그 명성만큼이나 많은 사연으로 유명하다. 작품을 둘러싼 수많은 비밀과 그로 인한 신비감이 명작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나리자도 처음부터 최고의 그림은 아니었다. 19세기 역사학자 도널드 사순은 모나리자 가치를 9만 프랑으로 평가했다. 당시 루브르에 함께 있던 라파엘로의 ‘성가족’(60만 프랑) 같은 작품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모나리자를 유명하게 만든 건 1911년의 도난 사건이다. 루브르에 있던 그림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그림 행방을 둘러싼 이야기가 연일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2년 후 이탈리아 유리공의 범행이 드러나고 작품이 무사히 회수됐는데 그 사이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림의 모델도 이탈리아 상인이 자신의 부인 초상화를 의뢰해 그렸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여장을 하고 그린 자화상이라거나 남자라는 등 많은 설이 따라다닌다. 눈동자에 다빈치의 이니셜 LV가 적혀 있다거나 이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치아 관리가 엉망이었기 때문이라는 등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그림 속 배경으로 들어가면 모나리자 등 뒤 정체불명의 산수풍경도 미스터리다. 일본 미술사학자가 당시 베네치아에 중국 서화가 소개된 역사를 거론하며 중국 산수풍경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림 배경 속 또 다른 미스터리가 아치 4개짜리 돌다리였는데 최근 실제 장소가 밝혀졌다고 해 화제다. 실바노 빈체티가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라테리나 마을 아르노강을 가로지르던 로미토 다리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빈체티는 드론 등을 이용해 돌다리 비밀을 추적했다며 다빈치가 이 다리를 방문한 역사적 기록까지 함께 제시했다. 지금은 아치 1개만 남아 있는데 이 소식을 접한 마을은 벌써 관광객이 몰려온다는 기대로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명작의 영향력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어쨌든 모나리자의 명성을 더할 또 하나의 스토리가 생겼다.
강윤경 기자 kyk9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