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 표하고 싶었다" 일 총리 12년 만에 현충원 참배 [한·일정상회담]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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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착 직후 부부 함께 분향
'관계 개선·협력 강화 의지' 해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일본 총리가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당시 한국을 방문한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약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7일 정오 무렵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국립현충원으로 직행했다. 검은색 계열의 양복을 입고 현충원에 도착한 기시다 총리는 ‘국기에 대한 경례’ 구호가 나오자 태극기를 향해 허리를 숙여 경례했다. 태극기 옆에는 일본 국기도 게양됐다. 기시다 총리 부부는 현충탑으로 이동해 일본 총리 명의로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어 분향을 마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경례하고 묵념했다.

참배를 마친 기시다 총리는 방명록에 ‘岸田文雄’(기시다 후미오)라는 서명을 써 넣었다. 방명록에는 ‘The Visit of His Excellency Kishida Fumio Prime Minister of Japan To The Republic of Korea May 7, 202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대한민국 방문 2023년 5월 7일)이란 문구가 영문으로 미리 적혔다. 기시다 총리의 현충원 참배에는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장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등이 함께했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기시다 총리의 국립현충원 참배에 대해 “한 국가의 정상이 방문국의 현충 시설을 찾아가 그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기시다 총리도 한국 역사에서 그런 (현충원에 묻힌)사람들에게 존경을 표시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국립현충원을 처음 참배한 일본 총리는 1983년 나카소네 야스히로였다. 그는 일본 총리로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한 인물이기도 했다. 이후 2006년 아베 신조, 2009년 아소 다로 당시 총리도 각각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헌화,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의 국립현충원 방문은 이곳에 묻힌 순국선열의 대다수가 6·25전쟁 전사자라는 점에서 한·일 안보 협력 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일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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