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양경숙 의원, 한국은행 자료
자영업자 전체 대출금 1019조 사상 최대

자영업자 중에서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대출금 연체율이 1.2%로 2019년 4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식당에 인건비 상승 및 물가 인상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영업자 중에서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대출금 연체율이 1.2%로 2019년 4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재위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 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3분기(1014조 200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684조 9000억원)와 비교하면 48.9%나 늘었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0.19%에서 4분기에는 0.26%로 3개월 사이 0.07%포인트 뛰었다.

이들 자영업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지난해 3분기 0.7%에서 4분기 1.2%로 높아졌다. 연체율 1.2%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4분기(1.3%) 이후 3년 만에 최고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0.7%로, 저소득층보다 연체율은 낮지만 이 역시 2020년 2분기 이후 2년 6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 연체율은 1.3%로, 1년 전인 2021년 4분기(1.3%)와 같다. 저·고소득층보다는 상대적으로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다.

연체율이 가장 빨리 오를 뿐만 아니라 코로나 사태 이후 3년간 대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계층도 저소득 자영업자였다. 저소득층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019년 4분기 70조 8000억원에서 2022년 4분기 119조 9000억원으로 69.4%나 증가했다.

특히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비은행 2금융권 대출 급증 현상이 두드러진다. 3년(2019년 4분기∼2022년 4분기)간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이 45.8% 늘어난 것과 비교해 상호금융 대출은 2.3 배로 뛰었다. 저소득층 대출은 보험사에서도 2.1배로 불었고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털 등)에서는 57.9% 증가했다.

양경숙 의원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