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현 성 심리학자

‘시간이 주는 가르침’이라는 표현을 쓰기에 좋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성은 의지를 가지고 찾아내고 배우고 익혀야만 오롯이 내 것이 된다.

간혹 ‘해도 좋은지 모르겠다’ ‘안 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반응을 하는 경우는 섹스가 주는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없거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었음에도 자신의 무지와 외면으로 알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늙어서 몸이 아프기를 바라는 건 아니면서도 아플 것을 대비해 보험 같은 것들은 수십 년 전부터 준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인 성을 방치하거나 버리는 경우가 흔하고, 더군다나 아쉬워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성 경험의 첫 시작은 무지 상태였을지라도 하나씩 찾아 익혀야만 삶의 질이 좋아진다. 성에 대해서 공부하라고 하면 섹스를 자주 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에 대한 공부의 시작은 자신을 아는 것과 마음 준비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알아야 할 마음 준비에 대해 몇 가지 모았다.

첫째, 얼굴만 보지 말고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챙겨 보는 습관을 가져라. 몸에 자신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남자도 똑같다. 조각 미남이 드문 것처럼 남자도 나만큼(?) 몸매가 좋지 않으니 기죽을 이유가 없다. 당당하라! 그리고 자신 없는 부분이 자꾸만 마음에 걸릴 땐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을지 고민하고 부지런히 더 가꾸면 된다. 마음과 시간의 문제일 뿐 변화는 가능하다.

둘째, 밝히는 여자로 보일까 걱정하지 마라.

남자가 당신에게 섹스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낼 때마다 자신을 짐승으로 볼까 걱정하지 않는 것처럼! 원할 때는 당당하게 요구하고 흔쾌함이 안 생기면 거절할 줄 아는 ‘온 오프’가 확실한 여자가 더 끌리는 법이다.

셋째, 같이 해 보지도 않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흘려 버려라. 손안에 핸드폰 하나면 수많은 성 지식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보고 듣는 게 가능하지만 모두 다 담을 필요는 없다. 물론 그 안에 내가 응용 또는 적용 가능한 것들이 있을 수 있지만 남들은 어쨌느니 하는 것들은 의미 없다. 내 파트너와 나의 리듬과 박자만이 중요하다. 어차피 침대 위에는 둘뿐이니까.

넷째, 한 방을 기대하지 말아라. 우리가 학습한다고 하는 것에는 배우고 익히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한 번 알려줬으니까 배웠으니까 바로 되는 것은 거의 없다.

성은 특히 더 그렇다. 여자들에게 남자의 특성을 알려 줬다고 해서 우리가 바로 이해하고 참고 넘어갈 수 없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