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취임 1년, ‘지방시대’ 아직 갈 길 멀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특별법 등 제도적 뒷받침 미흡
진정한 균형발전 토대 마련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비롯해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단연 눈에 띄는 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다. 미국과는 확장억제를 강화한 ‘워싱턴 선언’을 도출했고, 일본과는 오랫동안 중단됐던 ‘셔틀 외교’를 복원했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기틀을 확고히 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막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윤 대통령은 또 이른바 ‘세일즈 외교’를 통해 외국 기업으로부터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30% 안팎에 머무는 등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 평가는 박한 편이다.

무엇보다 살림살이에 대한 불안감을 제대로 해소해 주지 못한 탓이 크다. 지난 1년간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금리에다 무역수지 적자까지 장기간 지속되는 등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등 현재로선 이런 위기가 단기간에 사라지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향후 4년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와 국내 언론과의 소통에 소극적인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제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원활한 추진이 어렵고 언론과의 소통 없이 다수의 공감을 얻기는 힘든 법이다.

비수도권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특히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 바로 지방시대를 여는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로 제시할 만치 윤 대통령의 국가 균형발전 의지는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의지와는 달리 현실에서 지방시대를 향한 문은 좀처럼 열리지 못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시대 구현의 토대가 되는 이른바 ‘균형발전 특별법’이 아직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게 좋은 예다. 야권을 중심으로 일부 국회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지만, 이들을 설득해 처리에 나서게 하는 것 역시 윤 대통령의 의무라 할 것이다.

다행히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동안 부산의 현안들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범국가적 역량이 결집됐고,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사업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공약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일이 아니다. 균형발전을 위한 역대 정부에서 계속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구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게 국가 경제를 살리고 공정과 상식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거듭 말하지만, 지방시대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의 성공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