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박서진길’… 도로 이름엔 트로트 가수가 대세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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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명예도로 조성 추진
지자체 잇달아… 지역경제 도움

경남 사천시가 트로트 가수 박서진 씨의 이름을 딴 ‘박서진길’ 조성에 나선다(위). 2020년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 조성된 ‘정동원길’ 안내판. 사천시·하동군 제공 경남 사천시가 트로트 가수 박서진 씨의 이름을 딴 ‘박서진길’ 조성에 나선다(위). 2020년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 조성된 ‘정동원길’ 안내판. 사천시·하동군 제공

트로트가 대세가 되면서 지역 출신 인기 트로트 가수의 이름을 딴 명예 도로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성지 순례’에 관광객이 몰려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경남 사천시는 8일 트로트 가수이자 ‘장구의 신’으로 불리는 박서진 씨의 이름을 딴 ‘박서진길’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박서진은 지난달 트로트 가수 브랜드 평판 11위(한국기업평판연구소 빅데이터 분석), 포털사이트 팬카페 랭킹 2위에 오를 정도로 팬덤층이 강하다. 사천시가 고향이라는 게 알려지자 최근 지역을 찾는 팬과 관광객이 꾸준히 늘었다.

이에 따라 사천시는 관광 활성화와 지역 홍보를 위해 삼천포항 공영주차장~용궁수산시장~서부시장~청널공원 앞~삼천포대교공원~실안 선창~산분령 북측까지 총 5.8km 구간을 ‘박서진길’로 조성하기로 했다. 법정도로명이 아닌 명예 도로명이다. 시는 이달 중 주민 의견 수렴과 안내물 설치 등 절차를 밟은 뒤 빠르면 다음 달 중 박서진길을 선포할 예정이다.

트로트 가수 명예 도로 조성에 나선 건 사천시만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과 각 출연 가수가 큰 인기를 끌자 지자체마다 지역 출신 트로트 가수 명예도로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명예 도로는 지자체장이 도로 구간 전부 또는 일부에 기업, 사람 등의 도덕성, 사회 기여도, 공익성 등을 고려해 지정한다. 지정 기간은 5년이며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경남의 경우 하동군에 ‘정동원길’과 ‘김다현길’이 있다. 전남 진도군에는 ‘송가인길’, 순천시에는 ‘설운도길’, 경북 김천시에는 ‘김호중 소리길’이 조성돼 있다. 명예 도로는 그 자체로 지역 홍보수단이자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나아가 트로트 가수의 고향 사랑 제고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

실제 팬클럽에게 명예 도로 방문은 ‘성지 순례’라고 불린다. 사천시의 한 지역민은 “박서진이 뜬 뒤 지역을 찾는 팬클럽이 늘어났다. 박서진길이 만들어지면 더 많은 사람이 찾게 되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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