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전 마지막 당무감사… 부산 여야 속내 냉온탕
교체 가능성 낮은 민주 표정 덤덤
물갈이설 나도는 국힘 긴장 역력
원외 위원장 당협 하마평도 무성
여야가 미뤄왔던 당무감사에 나선다. 22대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의 당무감사다. 이번 당무감사에 대해 ‘총선 물갈이’의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무감사 결과가 총선 공천에서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경우 당무감사를 맞는 여야의 표정이 크게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부터 전국 17개 시·도당과 249개 지역위원회에 대한 ‘정기 조직감사’에 돌입한다. 이번 당무감사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최근 10개월간 지역위원회 운영 현황을 점검한다. 국민의힘은 6월 이후 당무감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통보가 없었다”면서 “6월쯤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양당 당무감사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모두 실시한다. 기본적으로 당원 모집, 당헌당규 준수 여부, 당 주요 행사 참석 여부 등 수치화할 수 있는 자료를 모으면 당무감사팀이 현지에서 ‘평판조사’ 등 정성평가를 실시한다.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량평가 지표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정성평가가 ‘핵심’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지역위원회별로 수명 안팎의 ‘인터뷰’를 통해 평판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도 당무감사팀이 당협별로 여론 청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모두 당무감사에 대해 “현역 국회의원 위원장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조직을 흔들어 분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당내 입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위원장 교체라는 무리수를 쓸 가능성은 낮다”면서 “조직개편은 일부 문제 지역에 대해 보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당무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당협 등 일부 문제가 있는 당협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역 의원을 무리하게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당무감사 자체에는 상당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감사 결과가 총선 공천에서 기초자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산의 경우 특히 ‘공천 경쟁’이 치열한 국민의힘에서 민감한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당무감사 위원장으로 부산 출신인 신의진 전 의원이 임명돼 지역에서 관심이 높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에서 주목받는 부산 지역구는 원외 위원장이 맡고 있는 당협이다. 부산 유일의 ‘사고당협’인 북강서갑의 경우 당무감사를 받을 ‘주체’가 없어 감사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소집된다면 새로운 당협위원장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외인 이언주 전 의원이 맡은 부산 남을도 관심 지역이다. 남을 당협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지역의 주요 행사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지방의원들은 남갑 박수영 의원 측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경우 공천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 당무감사에 민감한 분위기다. 특히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으로 당무감사를 실시하지 않아 이번 감사 자료가 총선 공천에서 ‘지역관리’ 성과를 평가할 중요 자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의정활동 평가’가 없는 원외 위원장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활동평가 자료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 ‘험지’인 부산에서 현역 지역위원장을 위협할 ‘경쟁자’가 적어 긴장도가 높지 않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공천을 앞두고 문제점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감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낙동강벨트’ 등의 당무감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총선 출마 가능성이 낮다고 분류되는 인사들이 있고 내년 총선에서 전략 공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번 당무감사가 지역조직 개편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