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사자’ 반즈가 돌아왔다…롯데 외국인 투수 듀오, ‘탑데’ 재시동
10일 두산과 홈경기 3-0 승리
반즈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로 2승
주무기 슬라이더·제구력 회복
스트레일리 이어 부활 기대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27)가 ‘좌승사자’가 돼 롯데 팬들에게 돌아왔다. 반즈는 5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8개의 탈삼진·무실점 쇼를 펼치며 지난 시즌 보여 줬던 에이스 투수의 면모를 되찾았다. 롯데는 두 외국인 투수 반즈와 댄 스트레일리(34)가 제 기량을 회복한 모습을 보이며 5월 ‘탑데’ 재도전을 향한 원동력을 마련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4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9일 경기에서의 패배를 딛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9연승 뒤 2연패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위기에서 챙긴 값진 승리였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16승 10패(승률 0.615)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 반즈는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두산 타선을 잠재우고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반즈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실점 없이 2피안타, 8탈삼진, 2사사구 경기를 펼치며 시즌 2승을 달성했다. 고승민(1루수)·안치홍(2루수)·노진혁(유격수)·박승욱(3루수)이 나선 롯데 내야진은 빈틈없는 수비로 반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타선 역시 안치홍의 솔로 홈런을 비롯해 집중력 있는 타격을 선보이며 반즈의 승리를 도왔다.
반즈는 1회초 두산 타자 3명을 뜬공, 1루수 앞 땅볼, 삼진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2회 들어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볼넷, 후속 양석환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1·2루 실점 위기를 맞이했지만, 뒤이어 들어선 타자들을 삼진과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반즈는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날카롭게 던져 두산 타자들을 공략했다. 좌타자 우타자 가리지 않고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으며 지난 시즌 4월(6경기 선발, 5승) ‘좌승사자’의 모습을 다시 선보였다. 이날 반즈의 최고 직구 구속은 시속 146km로, 직구 역시 살아나는 모습이었었다.
반즈는 지난 한 달 동안 한국 KBO리그 데뷔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달 4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58, 자책점 16점을 그치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파고들던 정교한 제구가 실종되면서 상대 타자들에게 난타당했다.
반즈는 4월 선발 경기에서 부진한 이후 배영수 투수코치 등 여러 코치들의 지도를 받으며 투구 감각을 끌어올렸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투구 훈련에 매진했고, 결국 선발 5번째 경기에서 시즌 최고의 경기를 완성했다.
반즈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4월 성적은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다”며 “할 수 있는 것은 야구장에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어서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즈는 “포수 유강남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호흡도 잘 맞아가고 있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서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는 전날 스트레일리에 이어 반즈의 부활투에 반색하고 있다. 스트레일리와 반즈가 차곡차곡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승수를 쌓아간다면, 지난달 롯데 도약의 핵심 역할을 했던 필승 계투조의 부담도 조금 줄어들 수 있다. 4승을 기록 중인 나균안의 쾌투가 이어지고 토종 선발 투수 박세웅까지 살아난다면 롯데는 올 시즌 상위권에서 꾸준한 성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