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도 공직자 재산등록에 포함" 여야, 법 개정 속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재옥·박광온, 국회의장 회동서 합의
김남국 논란에 이해 충돌 우려 높아져
김기현 “알짜정보 없으면 '몰빵' 못해”
박지원 "번 돈 있다면 소외계층 기부해야"

국민의힘 윤재옥(왼쪽)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왼쪽)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가상자산’을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하는 법 개정에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정치권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윤재옥·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11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공직자윤리법 개정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윤 원내대표는 공직자윤리법 개정과 관련 “행정안전위원회에 양당 간사를 통해서 이미 법안은 제출돼 있으니까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행안위에는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이 대거 회부된 상태다. 개정안은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과 민주당 김한규·민형배·신영대·이용우 의원 등이 발의했다.

가상자산과 연관된 공직자 부패와 이해충돌 우려는 수차례 지적됐다. 지난해 12월 국회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과 관련한 공직 부패의 우려와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공직자가 자신이 보유하는 가상자산의 가치에 특정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을 하거나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등 직무수행과 관련해 사적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업무 배제, 정보이용 거래 금지, 재산등록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미국의 경우 가상자산과 관련한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직무 배제뿐만 아니라 재산등록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국회 행안위에 계류된 법안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발의됐지만 법안소위에 회부된 이후 심사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와 관련 논란이 커지자 여야가 뒤늦게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여야는 모두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시키고,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김남국 방지법’이 시급히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와 보유 문제로 공직자 재산등록 제도와 이해충돌방지 제도의 보완 필요성이 분명해졌다”면서 “관련법을 신속하게 개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야의 제도 개선 공감대 형성에도 정치적 공방은 더 심화됐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남국 의원의 ‘몰빵 투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김 의원이 본인의 전 재산에 걸맞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런 확신은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알짜 정보가 없다면 할 수가 없는 확신”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김 의원의 코인 투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감안하면 이제 강제수사가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여론 악화를 의식한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자신이 김 의원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무조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그 이상 얘기하지 마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김 의원이 철저히 조사를 받고 만약에 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면 소외계층을 위해서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