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품귀·워킹스루… 벌써 까마득한 코로나 3년의 기억
코로나19 시작부터 엔데믹까지
발생 3년 4개월 만에 엔데믹 선언
7일 의무서 5일 권고로 격리 변경
마스크 대란 필두로 충격 시작돼
고령층 많은 부산 사망률도 높아
부산서 만든 워킹스루 해외 수출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 만에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Endemic)'을 선언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낮추고 방역 조치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마스크 구매 대란’을 시작으로 지난 3년간 큰 변화를 일으켰다. 부산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비해 사망자 비율은 가장 높게 나타나 고령화 문제와 함께 감염병에 취약한 구조도 드러났다.
■마스크 품귀현상에 가격 뻥튀기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의를 열고 오는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역 완화 조치는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중대본은 최근 4주간 하루 평균 사망자가 7명, 치명률은 0.06% 수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위험도가 많이 낮아졌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5일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해제한 점을 고려해 위기 경보 수준을 하향 조정해도 안정적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위기 경보단계 하향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의무적으로 적용됐던 7일간의 격리 기간은 5일간 격리 권고로 변경됐다. 또 의원, 약국 등에서 적용됐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도 해제된다. 매일 발표하던 확진자 통계도 주 단위로 전환한다. 하지만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감염취약시설은 당분간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입원 치료비, 치료제, 예방접종, 격리지원금(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등의 지원도 유지한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자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약국 등에서 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었고,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약국 앞에서 길게 줄을 늘어서는 풍경도 생겨났다. 수요가 폭증하면서 마스크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고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마스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사망자 비율 가장 높은 부산
코로나19는 60세 이상 고연령층에 위협적인 질병이었다. 특히 고령인구가 많은 부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비해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부산의 누적확진자 수는 184만 8796명을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은 5만 5723명 수준으로 5만 5023명 수준인 경북에 이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6만 949명을 기록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의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부산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842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0.153% 수준으로 전국 평균인 0.11%보다 높다. 방역 당국은 부산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은 주요 이유로 노인 인구가 많은 인구 특성과 요양병원 집단 감염 등을 꼽았다. 고연령층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위중증, 사망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항상 부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2020년 3월 부산에서 처음 선보인 ‘초스피드 워킹 스루’의 경우 검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인정받아 해외에 수출되는 성과도 거뒀다. 초스피드 워킹 스루는 10년 동안 민간 병원 마취통증의약 분야에서 근무한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2020년 행정안전부는 초스피드 워킹 스루를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꼽았다.
코로나19 이후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었던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점 등에 만족하는 목소리도 있다.
동래구에 거주하는 김 모(31) 씨는 “코로나 기간 강제로나마 회식이 줄고 눈치 보지 않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