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골퍼' 고진영, 4타 차 역전 우승…LPGA 통산 15승 달성
LPGA 파운더스컵 연장전서 이민지 꺾고 시즌 2승
최종 라운드 5언더파 맹타… 4타 차 극복하며 우승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후 두 달 만에 또 정상
2019년 4승·2021년 5승 등 홀수 해에 강한 면모
한국 여자 골프 대표 주자 고진영(27)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 여자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3위)를 달리고 있는 고진영은 앞서 열린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에서의 한국팀 부진도 깔끔하게 씻어 냈다.
고진영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5976m)에서 열린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고진영은 이민지(호주)와 동타를 이룬 뒤 1차 연장전에서 파를 기록하며 보기에 그친 이민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우승 상금 45만 달러(약 6억 원)를 받았다.
고진영은 지난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두 달 만에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통산 15승 고지에 올랐다. 고진영은 파운더스컵에서 2019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를 선두 이민지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다. 고진영은 경기 전반 파4인 3~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고진영은 7번 홀(파 4)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전반을 3언더파로 마무리했다.
반면 이민지는 6번 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이민지는 7번 홀에서 버디로 만회했지만, 한 타를 잃으면서 고진영과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고진영이 12번 홀(파5)에서 투온 투 퍼트 버디로 먼저 치고 나갔으나, 이민지는 11번 홀(파4)에서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다시 균형을 맞췄고 12번 홀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이어 이민지는 15번 홀(파 3)에서 완벽한 티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든 뒤 놓치지 않고 고진영과의 격차를 두 타로 벌렸다.
고진영의 뒷심은 이민지보다 강했다. 고진영은 17번 홀(파 3) 티샷을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리며 위기에 빠진 듯했다. 하지만 고진영은 날카로운 벙커샷으로 홀컵 근처에 공을 떨어뜨리며 파로 막았다. 그 사이 이민지는 16번 홀(파 4)에서 보기를 기록해 두 선수의 타수 차는 한 타로 줄었다.
고진영은 18번 홀(파 4)에서 어려운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이민지와 동타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고진영은 이민지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연장전 대결을 펼치게 됐다.
고진영은 연장 첫 홀에서도 좋은 기세를 이어 가며 파를 기록했다. 하지만 퍼팅이 흔들린 이민지가 파 퍼트를 놓치며 두 선수의 대결은 마무리됐다.
고진영은 지난해 하반기 손목 부상 등으로 컨디션 난조를 겪었지만,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2승을 차지하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진영은 날카로운 아이언 샷 감각과 흔들림 없는 경기 집중력으로 최종 라운드 역전 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특히 고진영은 지난주 LPGA 투어 국가 대항전 성격인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김효주(27)·전인지(28)·최혜진(23)과 최강 팀을 이뤄 출전하고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아쉬움을 잊을 수 있게 됐다.
한편 3라운드에서 공동 2위를 기록했던 신인 유해란(22)은 최종 라운드에서 한 타를 잃었으나 단독 4위(8언더파·280타)로 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15만 8344달러(약 2억 1200만 원)의 상금도 챙겼다.
최혜진은 공동 13위(3언더파·285타), 김세영·안나린은 공동 21위(1언더파 287타), 김아림은 공동 25위(이븐파·288타)로 대회를 마쳤다.
LPGA 투어는 한 주를 뒤 24일 개막하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 달러)로 이어진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