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에 버스라니…” 교회 신축공사 두고 갈등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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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차도 구분 없어 사고 위험
주민들, 통행로 우선 확보 요구

부산 해운대구의 한 교회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좁은 도로. 탁경륜 기자 takk@ 부산 해운대구의 한 교회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좁은 도로. 탁경륜 기자 takk@

건물 신축공사를 추진 중인 부산 해운대구의 한 교회가 보행자 통행로 확보 문제를 두고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보·차도 구분이 없어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를 교회 진출로로 이용하면 교통사고 위험이 더욱 커진다며 통행로 확보 등을 요구 중이다.

15일 부산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A 교회는 대지면적 4923㎡ 규모의 건물 신축 공사를 추진 중이다. 지난 2일 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A 교회는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A 교회가 신축 공사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은 교통사고를 우려하며 보행자 통행로 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A 교회가 주 출입로로 활용할 예정인 도로의 폭은 8m로, 보·차도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곳은 평소에도 불법주정차 차량이 많은 탓에 차량과 보행자 간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지난달에는 도로를 빠져나오려는 차량과 진입하려는 차량이 부딪혀 접촉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해운대구 교통정책자문위원회는 A 교회 측에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인도를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구청이 건축허가 당시 A 교회에 인도 폭 2m를 확보하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갈등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주민들은 A 교회가 교회 부지 전체가 아닌 일부 구간에 대해서만 보행자 통행로를 설치하려 한다며 여전히 반발한다. A 교회 측과 주민들은 이날 오후 7시께 면담을 갖고 보행자 통행로 확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중앙 메트로하이츠 이택신 비대위원장은 “대형 버스가 드나들고, 교회 신도들의 차량이 도로를 드나드는 것을 고려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일 뿐 교회를 짓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평소에도 접촉 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위험한 구간인데 차량 수요에 맞춰서 환경 개선도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청 측은 주민, 교회, 구 관계자가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 안전 문제를 논의해 왔다면서 건축 과정에서도 통행로가 잘 만들어지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건축허가 과정에서 보행자 통로를 확보하고 방호용 난간을 설치해 줄 것을 A 교회에 요청했다”면서 “상시 단속이 가능하도록 불법주정차 단속용 CCTV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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