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17일까지 ‘초여름 날씨’… 올여름 폭우 가능성도
동남아 이상고온 열기 국내 유입
평년보다 2~7도 높은 기온 예상
부산시 폭염 대비 ‘응급 체계’ 운영
부산, 울산, 경남의 기온이 25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가 1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올여름에는 ‘엘니뇨’가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찾아오고 부울경 등 남부 지역에는 폭우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부산시는 올여름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일부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15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부산 금정구 두구동의 최고기온은 26.9도를 기록했다. 대표 관측소인 중구 대청동의 최고기온은 22.8도를 기록했다. 경남의 경우 창녕군 28.6도, 하동군 28.4도, 밀양시 28.2도까지 올라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기도 했다.
더위는 17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더위는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은 40도가 넘는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인도차이나반도에 쌓인 열기가 남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는 것이다. 이 영향으로 16, 17일에는 부울경의 기온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낮 최고기온은 부산 24도, 울산 30도, 경남 24~33도로 평년(22~26도)보다 2~7도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부산 24도, 울산 29도, 경남 23~30도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는 폭염이, 국내 남부지역에는 폭우가 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엘니뇨 전망에서 5~7월 사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에 발생하는 엘니뇨는 9~10월 강한 엘니뇨(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은 경우)로 발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엘니뇨는 각국에 다양한 기상 변화를 가져온다. 미국 남부나 아프리카 대륙 동부 등에는 폭우가 내리게 하고 호주, 인도네시아,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는 극심한 가뭄을 가져온다. 한국의 경우 엘니뇨가 발생할 때 폭염과 함께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등의 특징을 보여 왔다. 2015년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을 당시 국내에서는 11~12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도 이상 높고 비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이 내리는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부산시는 올여름 폭염에 대비해 20일부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이번 감시체계는 의료기관과 지자체, 질병관리청이 온열질환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에서는 의료기관 35곳이 감시체계에 동참한다. 참여 의료기관은 응급실에 찾아온 온열질환자를 파악하고 폭염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부산시 이소라 시민건강국장은 “올해는 평년보다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대비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폭염 경보 시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 야외작업자는 특히 주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