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년 만에 열린 중 극동 바닷길 러 블라디보스토크항서 해상 운송
동북 3성 곡물, 한반도 동해로
과거 청나라 영토 진출 의미도
중국 동북 지역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통해 남방으로 운송하는 바닷길이 열렸다고 극목신문 등 현지 중국 매체가 지난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지난 4일 지린성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중국의 내륙 화물 교역 중계항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에서 생산하는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중국 남방으로 해상 운송할 수 있게 됐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3월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2030년 중·러 경제협력 중점 방향에 관한 공동성명’의 일환이다. 당시 양 정상은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극동지역간 호혜 협력을 발전시킨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유엔 대북제재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북한 나진항의 대안을 찾게 된 셈이다.
바다가 없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은 그동안 물자를 남방으로 운송하기 위해 다롄 등 랴오닝성의 항구를 이용했으나 거리가 1000km에 달해 운송비 부담이 컸다. 반면 블라디보스토크항은 러시아 접경인 헤이룽장성 수이펀허나 지린성 훈춘 통상구에서 200km 이내 거리에 있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과거 청나라 때까지 지린성에 속했던 블라디보스토크는 1860년 중국과 러시아 간 국경을 정한 베이징 조약에 따라 러시아에 편입됐다. 이후 지금까지 163년 동안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은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내륙 화물 교역항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중국은 2000년대 ‘차항출해’(외국 항구를 빌려 바다로 진출한다는 의미) 전략에 따라 북한 나진항과 청진항 부두의 30∼50년 장기 사용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 제재 강화로 북·중 경제 협력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코로나19 탓에 북·중 국경도 닫혀 나진항 사용이 중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