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의혹에 음주운전까지… 울산 경찰 왜 이러나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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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과장, 본청 감찰 받아
다른 직원은 만취 상태 운전
내부 허탈·분위기는 뒤숭숭
“공직 기강 느슨” 비판 여론도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에서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이나 성 비위 의혹으로 감찰 조사를 받는 등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북부경찰서 간부 경찰관인 A 과장(경정)이 이달 들어 갑자기 울산 중부경찰서로 인사 조치돼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A 과장은 직장 내 성 비위 의혹으로 본청 감찰 대상에 올라 일단 중부경찰서로 자리를 옮겨 조사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A 과장은 〈부산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성 비위 의혹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답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도 “본청에서 조사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지역 경찰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음주운전 비위까지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울산경찰청 소속 B 경장은 지난 9일 저녁 회식을 마치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B 경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5%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

울산경찰청은 B 경장을 직위해제하는 한편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넘겨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울산 경찰에서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경찰이 최근 음주운전 집중단속에 나섰지만 정작 내부 단속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울산경찰청은 전 직원을 상대로 음주운전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올해 1호 특별경보를 발령, 복무기강 확립을 위한 강도 높은 점검에 나섰다.

경찰은 먼저 술자리 위주 회식문화 개선 등 조직문화 쇄신에 나서는 한편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예방 교육 강화, 비위 발생 시 관·부서장 노력도 점검 등 다양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

또 특별경보에는 ‘음주운전 행위자는 원칙적 직위해제 대상이고 음주운전자의 98%가 중징계를 받았다’며 ‘승진임용 제한 기간 적용, 급여 감액, 성과급 미지급 등 경제적·신분적 불이익이 있다’는 경고성 내용을 명시했다.

울산에서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경찰 관련 비위가 잇따라 발생하자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 분위기도 뒤숭숭한 모습이다.

울산시민연대는 “그동안 경찰 내 공직 기강이 느슨해져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직원 교육 강화는 물론 처벌을 강화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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