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안전, 이것만은 꼭!] 보행자 있든 없든 ‘일단 멈춤’… 우회전 일시정지 몸에 배야
우측 사각지대, 좌측보다 길어
보행자 칠 가능성 더 커져
제도 도입 후 사고 예방 효과
단속보단 운전자 동참 우선
올해부터 본격화된 우회전 일시정지에서부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음주운전 근절에 이르기까지 안전한 교통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일상 속 작은 습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일보〉와 부산경찰청은 부산의 올바른 교통 문화 정착을 위해 5차례에 걸쳐 교통 안전 캠페인 기사를 게재하기로 했다.
‘우회전 일시정지’는 교통 법규가 차량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이동 중이라는 걸 의미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운전자에겐 당장 어색할 수 있지만, 우회적 일시정지가 정착되면 거리를 걷는 보행자들이 훨씬 안전해질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1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에서 지난 4월 22일~5월 11일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단속은 모두 120건, 계도는 332건이다. 매일 평균 차량 23대가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으로 적발된 셈이다. 앞서 올 1월 직진 차량의 신호가 빨간불일 때는 우회전 차량도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자 유무와 상관없이 일시 정지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이 도입됐다. 이 규칙은 3개월 유예 기간을 거쳐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우회전 일시정지가 도입된 것은 우회전 시 차량 사각지대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승용차 기준 차체 구조 등으로 발생하는 우측 사각지대는 4.4m로, 좌측 사각지대 1.15m보다 3.8배나 긴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석이 높은 화물차나 승합차는 사각지대가 더욱 넓다. 이 때문에 보행자를 치고도 운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밟고 지나가기도 한다.
우회전 교통사고는 대부분이 차량 대 보행자 형태인 만큼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는 모두 901건이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18명, 부상자는 906명에 이른다.
최근 수원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직후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소리치자 그제야 운전자는 사고가 난 사실을 알아차리고 차량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회전 일시정지가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경찰이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을 시작한 뒤 우회전 교통사고는 감소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22일~4월 21일 우회전 일시정지 계도 기간동안 부산에서는 모두 71건의 우회전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8건)에 비해 7건 감소한 것이다. 사망자와 부상자도 각각 1명, 3명씩 줄어들었다.
교통 전문가들은 우회적 일시정지 문화가 정착하려면 경찰의 적극적 계도와 단속도 필요하지만, 운전자들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무인 단속 시스템이 없다 보니 경찰관의 현장 단속만 가능해, 부산 전역의 교차로 우회전을 감시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청 김대웅 교통안전계장은 “안전한 교통문화를 위해 필요한 게 우회전 일시정지”이라며 “앞으로도 경찰에서는 우회전 시 교통법규위반에 대해 지속적인 계도·단속을 진행해 사람이 우선인 교통문화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