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승부수 될 ‘부산 이니셔티브’에 문화 접목을”[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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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23.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

개도국 지원, 문화예술 돌봄 돼야
교육·공동 프로젝트로 구체화를
세계도시문화포럼 가입도 방법
35개 도시 활용 ‘협력·연대’ 필요
엑스포 유치, 부산 예술인에 기회
국제 문화예술 교류 플랫폼 거듭나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이사는 “부산이 하루속히 WCCF(세계도시문화포럼)에 가입해 도시외교를 문화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이사는 “부산이 하루속히 WCCF(세계도시문화포럼)에 가입해 도시외교를 문화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찬 기자 chan@

도시 간 교류에 문화예술은 필수적이다. 도시 대전환을 꿈꾸는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같은 대형 행사에서 문화정책 이슈가 빠져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내세운 메인 주제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보면서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이사는 무릎을 쳤다고 한다. 특히 부제인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이야말로 오늘날 전 세계 문화정책 트렌드와 맞물려 있어서 문화예술적인 관점에서도 핵심을 아주 잘 짚었구나 싶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화두를 가지고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준비한다면 부산에서 발신하는, 세계를 향한 메시지가 부산과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도 바꿔 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보편적인 명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1일 오전 부산 남구 부산문화재단 3층 나눔방에서 만난 이 대표이사는 산업과 과학·기술에 쏠린 엑스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화예술 엑스포가 가지는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부산 엑스포가 다른 경쟁 도시들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지점이 ‘부산 이니셔티브(Busan Initiative)’인데,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메인 주제와 서브 주제를 잘 잡았다는 것과 대비되는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니셔티브라는 뜻이 뭔가. ‘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 ‘주도권을 가지고 솔선해서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실천 방안에서 문화적인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겠다. 실제 부산이 제시하고 있는 이니셔티브는 △미래 인재 양성 △디지털 격차 해소 △기후 변화 극복 △국제보건 강화 △식량 문제 해결 등 다섯 가지인데, 문화 분야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게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이 대표이사의 말을 더 들어봤다. 그는 서브 주제 중에 나오는 ‘돌봄과 나눔의 장’에 주목했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포용성·해양성·다양성은 ‘돌봄과 나눔의 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인데, 여기에 문화예술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도 단순 원조가 아니라 문화예술을 통한 돌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이사는 “문화와 예술을 통한 교육이나 공동 프로젝트 등 부산 이니셔티브에 문화예술 프로젝트가 좀 더 구체화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 대표이사는 “WCCF(세계도시문화포럼)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 어떻게 문화적으로 협력하고 연대하고 함께 세상을 바꾸어 나갈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의제가 됐다. 도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WCCF를 들었다.

처음엔 유럽 8개 도시로 출발해 지금은 아시아로 확장돼 35개 도시가 가입했다. 핵심은 문화예술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라는 것이다. 이 포럼에선 창의적인 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공유한다. 엑스포를 유치한 도시 미국 시카고,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일본 오사카도 들어 있다. 부산시도 하루속히 WCCF 가입을 검토해 도시외교를 문화적으로 풀어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이사의 제언이다.

그는 또 부산에는 26개의 자매 도시가 있고, 14개의 우호협력도시가 있는데 이것도 잘 활용하길 바랐다. 자매도시 중에서도 엑스포를 개최한 도시 사례를 문화예술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도시를 연결하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도 더 다각화할 필요가 있고, 문화와 예술을 통한 교육의 중요성도 간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엑스포를 통해서 부산이 달라져야 하고, 그 달라진 모습이 세계로 발신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인 포용과 연대, 공동체 회복이 필요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도시의 대전환을 꿈꾸는 2030부산엑스포의 가치와 맞아떨어지기에 부산과의 접목은 필수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이사는 부산지역 예술인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도시 브랜드가 높아지면 많은 이가 부산을 찾을 것이고, 공연이든 축제든 지역 예술가의 참여 장은 더욱 넓어져 국제교류는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은 곧바로 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엑스포가 유치되면 부산은 확실히 국제적인 문화예술 교류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산 예술인한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되 문화예술 분야 의제를 절대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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