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특사자격 방한
비살상 장비 등 한국 지원 희망
“대통령 부부 방문 기대” 초청 의사
윤 대통령 “용기·헌신 높이 평가”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나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 젤렌스카 여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나 “나토 회원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며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젤렌스카 여사와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롯한 양국 관계 현안을 논의하면서 이 같은 정부 의지를 전달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지지와 연대를 전하면서 희생자들의 가족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또 전쟁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온 젤렌스카 여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에 젤렌스카 여사는 한국 지지와 인도적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한국이 가능한 분야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지뢰 탐지·제거 장비, 구급후송 차량 등을 비롯한 비살상 장비에 대한 지원과 고려인 거주지역에 대한 재건 과정에서 한국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건희 여사도 젤렌스카 여사와 별도 환담했다. 김 여사는 전쟁 속에서 어린이 교육과 전쟁고아 돌봄, 심리 치료 등을 위해 활동 중인 젤렌스카 여사의 용기와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젤렌스카 여사는 한국도 전쟁 폐허에서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깊이 공감한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역경을 이기도록 인도적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젤렌스카 여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난다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지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우크라이나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젤렌스카 여사가 공식 접견 중에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초청의사 표명이 있지는 않았다”면서 “비공식적으로 (초청하겠다는 입장이)있었다면 우리 정부가 잘 판단해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젤렌스카 여사가 살상무기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요청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젤렌스카 여사는 군사적 지원을 하기에는 한국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을 순방하며 서방의 추가 군사 지원을 이끌어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