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마약밀수 사상최대 적발…사탕·비누·카시트에 은닉도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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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세관 마약조사관 회의가 열린 18일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한 관계자가 비누 속에 케타민을 숨겨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를 재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세관 마약조사관 회의가 열린 18일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한 관계자가 비누 속에 케타민을 숨겨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를 재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4월 관세청에 적발된 마약밀수가 총 213kg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탕 모양으로 위장해 사탕 완제품처럼 밀수하는가 하면 어린이 카시트에 숨겨서 들여오기도 했다. 지난 2월엔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여행자의 배 등 몸속에 숨겨진 필로폰 7434g이 적발되기도 했다.

관세청은 18일 서울세관에서 관세청장 주재로 ‘전국세관 마약조사관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는 마약의 주요 밀수 경로를 관할하는 전국 7개 세관, 27명의 마약조사관이 참석했다. 인천공항・인천항・서울・부산・대구・광주・평택세관 등이다.

올해 1~4월 마약밀수는 205건, 총 213kg이 적발됐다. 전년동기보다 적발 건수는 줄었지만 중량은 늘었다. 특히 적발 중량은 사상 최대다.

건당 적발 중량은 1039g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2% 늘었는데 이는 마약밀수가 대형화되는 추세를 보여준다. 반면 자가소비 목적의 10g 미만 소량밀수는 28건으로 지난해 동기(52건)보다 크게 줄었다.

밀수 경로는 중량 기준으로 국제우편이 54%로 가장 많고 이어 △여행자 23% △특송화물 19% △일반화물 4% 등의 순이었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에 따라 지난해부터 여행자를 이용한 밀수가 재개됐으며 올들어 1~4월 48kg으로, 전년동기보다 1320% 급증했다.

마약 종류별로는 △필로폰 87kg△대마 47kg △합성대마 18kg △MDMA 7kg 등의 순으로 밀수가 많았다. 특히 신종마약의 경우 젊은층 중심의 클럽용 마약인 MDMA과 케타민 및 외국인노동자 수요가 큰 합성대마의 밀수량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마약 밀수의 주요 출발국은 △태국 62kg △미국 50kg △베트남 20kg △중국 17kg 등의 순이었는데 특히 태국(99%), 베트남(181%), 말레이시아(260%) 등 동남아발 마약 밀수 적발 중량이 늘어났다.

마약 종류별로 주요 출발국은 달랐는데 필로폰은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등 동남아가, 대마는 북미가, 신종마약은 유럽 등이 주요 출발국이었다. 골든 라이앵글은 태국・미얀마・라오스 3국의 접경지대로 전세계 마약의 약 25%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이날 행사에서 “최근 하루 평균 2건, 1.8kg, 필로폰 투약기준으로 6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밀수 시도가 적발되고 있다. 국경단계에서 놓치면 국내 유통단계에서는 10배, 20배의 노력으로도 적발이 어렵다”며 “국경을 책임지는 관세청의 역할이 매우 막중하다”고 말했다.

실제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3월 인천공항세관에서는 파푸아뉴기니발 국제우편을 이용해 자동차 부품 속에 은닉된 필로폰 1700g을 적발했다. 또 4월에는 말레이시아발 국제우편을 이용해 캔디 모양으로 위장해 캔디 완제품으로 포장해 은닉한 필로폰 495g이 적발되기도 했다. 또 미국발 특송화물을 이용해 유아 카시트 속에 숨겨진 필로폰 361.2g도 적발됐으며 베트남발 특송화물을 이용해 비누 속에 은닉된 케타민 60g이 적발됐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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