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망 제조업체 70대 대표 등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컨테이너차량 운전자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불구속

등굣길 참사 사고 와 관련 부산 영도구 청동초 학부모들이 지난 9일 오후 영도구청 앞에서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촉구하며 황예서 양 추모집회를 열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달 부산 영도구에서 발생한 등굣길 참사(부산일보 5월 1일 자 1면 등 보도)와 관련해 사고 업체 대표와 직원 3명, 어린이보호구역에 컨테이너 차량을 불법 주정차한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어망 제조업체 대표 70대 A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건설기계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8시 30분께 영도구 청학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무면허 상태로 직접 지게차를 운전하다 1.7t짜리 어망실을 놓쳐, 등교하던 10세 여아를 깔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하역작업에 참여한 업체 직원 3명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게차 작업 시 안전사고 예방에 필요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교통 흐름 등을 통제할 신호수도 배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탈길에서 원형 화물을 내리고 적재하면서, 적재물이 굴러가는 것을 막아줄 버팀목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컨테이너차량 운전자 B 씨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있었던 사고 현장은 주정차가 전면 금지돼 있으나, B 씨가 당시 20분 가까이 차량을 갓길에 주차하고 하역 작업을 벌이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달 28일 영도구 청학동 한 어망 제조업체 앞 도로에서 1.7t짜리 대형 원형 어망실이 하역 작업 중 지게차에서 떨어져 170여m 정도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굴러가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 등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10세 여아가 숨졌고, 나머지 3명은 다쳤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