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 젊어지고, 자생력 강한 봉사단체로 키우겠습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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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진 울산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올해 40돌 맞아 성장의 토대 준비
외부 재원보다 자체 수익 사업 마련
여협 고령화 해소가 가장 큰 숙제

“울산여협은 더욱 젊어지고 자생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래야 봉사 활동도 다 함께, 더 열심히 하죠.”

울산여성단체협의회 임미진(55) 회장은 최근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창립 40돌을 맞아 울산여협이 성장하는 토대와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983년 발족한 울산여협은 새마을부녀회, 한국부인회 울산지부 등 25개 단체 5만 5000여 회원을 아우르는 지역 여성계 대표 단체이다. 크고 작은 여성단체 리더들이 모여 여성의 권익 신장과 지위 향상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자선 바자회나 사랑의 김장 담그기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임 회장은 4년 전 한국여성유권자 울산연맹 회장 자격으로 울산여협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경선을 통해 회장직에 뽑혔다. 평소 밝고 소탈한 성격으로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울산여협이 처한 안팎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문제는 ‘여협의 고령화’다. 울산여협 내 단체 수장들의 평균 연령은 60대 중반. 임 회장이 올해 막내를 겨우 면했을 정도다.

“여협에 젊은 여성들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자원봉사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단체별로 젊은 사람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하고 다양한 유인책도 찾아보고 있는데…고민이 많습니다.”

가장 큰 숙제는 ‘자생력 확보’다. 그간 보조금 등에 의존하던 울산여협으로선 형편이 여의치 않아 봉사 활동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임 회장은 “외부 재원에 기대지 않고 여협 자체적으로 수익 사업을 마련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렇게만 하면 소속 단체 간 원활한 발전을 도모하고 관리단체인 울산여협도 보다 알차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어도 1년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수익 사업의 기본 골격이나마 잡아놓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조각가이기도 한 임 회장은 지역에서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울산 외솔기념관 입구에 있는 울산 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 동상이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임 회장은 “외솔 선생의 동상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지역사회 정체성 회복이나 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각가이자 기업가, 봉사단체 수장까지…. 그의 인생에는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여러 차례 부침도 많았다. 지난해 말 갑작스레 암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수술을 받고 꿋꿋이 이겨내고 있다. 늘 남 걱정, 자식 걱정하느라 정작 자기 몸 돌보는 데 소홀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늦은 나이에 아들을 얻은 뒤 ‘남한테 잘하면 내 자식도 잘되겠지’하며 십수 년 전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한데 봉사 활동을 하면 할수록 언제나 자신이 “더 큰 위로와 더 큰 기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주 작은 봉사자이고, 여협이나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봉사자가 정말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여협에서 이런 봉사자들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울타리가 되어 주고 싶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리더’가 무엇인지 묻자, 역시나 넉넉한 미소와 함께 간명한 답변이 돌아왔다. “함께! 봉사하는 사람이죠.”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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