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해수욕장 서핑 구역 ‘역대 최장’ 250m로 늘린다
당초 120m 구간으로 축소 예정
육군 53사단·파라솔 운영 단체
대승적 차원서 60m·70m 양보
해운대구 확대 협조 요청에 화답
속보=올여름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 ‘역대 최장’ 길이로 늘어난다. 육군 53사단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하계 휴양지 사용 재개를 예고하며 서핑 구간이 절반으로 축소될 위기(부산일보 지난 10일 자 1면 보도)에 처했지만, 군과 송정동 주민들이 해양레저 산업 육성과 서핑·관광업계와 상생을 위해 대승적으로 양보하기로 했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21일 “올해 송정해수욕장 ‘서핑 활동 구간’을 250m(안전 구역 제외)로 늘리는 내용을 지난 17일 고시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된 120m 구간에서 53사단이 서핑 구간과 붙은 군 하계 휴양지(전투 수영장) 구간 중 일부인 60m를 서핑구간으로 할애하고, 파라솔을 운영하는 단체 7곳도 10m씩 총 70m를 양보하기로 했다. 그동안 운영된 송정해수욕장 서핑 구간 중 가장 긴 길이다.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는 최근 송정해수욕장 서핑 구간을 지난해 240m에서 올해 120m로 줄이기로 한 바 있다. 육군 53사단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사용하지 않던 군 하계 휴양지를 다시 사용하기로 하자 서핑 구간을 2020년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서핑·관광 업계는 서핑 구간의 갑작스러운 축소로 사계절 ‘서핑 메카’로 불리던 송정해수욕장의 명성이 크게 퇴색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송정해수욕장의 서핑 구간은 2016~2019년엔 전체 백사장 1.2km 중 80m, 2020년 120m, 2021~2022년 240m로 점차 확대돼 왔다.
이에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53사단장, 주민 대표 등을 만나 서핑 구역 확대 협조를 요청했고, 군과 주민들은 ‘서핑 메카’인 송정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차원에서 흔쾌히 양보했다.
가뜩이나 여름철엔 송정해수욕장의 서핑 구간이 좁아 서핑을 즐기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1km 구간 전부를 서핑 전용 해변으로 운영하는 강원도 양양군 서프비치 등으로 서핑 인구가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송정해수욕장의 6~8월 방문객을 보면 2017년 280만 960명, 2018년 252만 9122명, 2019년 198만 3447명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53사단 관계자는 “민관군 협의를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차원에서 전투수영장 사용 구간 축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핑 구간은 매년 7~8월 해수욕장 정식 개장 기간에 적용되며, 해당 구간 밖에서는 해수욕객의 안전을 위해 보드를 탈 수 없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가 매년 해운대구서핑협회, 송정동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협의해 결정해 왔다. 송정해수욕장 구덕포 쪽 약 160m 구간은 국방부 소유로 매년 여름 53사단 하계 휴양지나 전투 수영장소로 활용됐지만, 지난 2년간(2021~2022년)은 코로나19로 사용하지 않았다.
서핑·관광업계는 크게 환영한다. 신성재 부울경 관광벤처협의회장은 “지역사회와 군이 대승적으로 양보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특히 이번에 해운대구청에서도 적극적으로 서핑 구간 확대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부산의 해양레저 산업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열린 마음으로 선뜻 협조한 53사단과 지역주민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송정해수욕장이 전국적인 서핑 명소로 특화돼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