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우리 아이 안전을 지켜주세요!”
김해 외동 협성 학부모회, 주민 간담회
“신설 초교 배정·안전 인력 배치” 요구
지난 8일 초등생 교통사고에 불안 커져
경남 김해시 외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자녀의 안전한 등굣길 확보를 위해 두 팔을 걷었다.
김해외동협성엘리시안 학부모회는 지난 19일 입주자대표회의실에서 안전한 등굣길 조성을 위한 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가야초 재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은 가야초 또는 외동초로 배정받는다. 특히 가야초 재학생이 많은데, 학교에 가려면 왕복 6차선 도로를 건너야 한다. 신도시인 주촌선천지구와 인접해 출근 차량이 많고 통학로에 재건축 아파트 공사장이 있어 학부모들이 늘 노심초사하고 있다. 외동초에 재학 중인 아이들은 주민들이 부담해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 중이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자녀들이 향후 신설되는 학교로 배정받는 것이다.
입주자협의회 박남진 회장은 “2026년 아파트 바로 옆에 (가칭)선천2초교가 문을 연다. 입주민 자녀들이 이곳에 가게 되면 왕복 6차선 도로로 다니지 않아도 된다”며 “학교 건립 때 주민들이 먼지와 소음 피해를 볼 텐데, 우리 아이들이 다닐 수 없다면 참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신설 초교는 2026년 9월께 문을 열 예정이다. 아직은 섣불리 배정 여부를 확답하기는 어렵다”면서 “개교할 때쯤 인근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학생 수를 고려해서 논의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설 학교 배정 이외에도 현재 상황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지속적인 ‘아이지킴이’ 지원, 정문 앞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횡단보도 바닥 신호등 설치, 횡단보도 주촌 쪽 이동, ‘우선멈춤’ 야광 표시, 신호체계 변경 등을 건의했다.
주민들은 평소에도 학교 배정 문제와 아파트 정문 앞 교통신호체계 개선을 요구해왔다. 여기에 지난 8일 등교 시간 정문 앞 삼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9세 학생이 우회전하던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에 더 큰 불을 지피게 됐다.
한 학부모는 “현재 최우선 대책은 인력배치 뿐이다. 정부에서는 아이를 낳으라고만 하고 왜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주지 않느냐”며 “재건축 아파트를 철거할 때 아이들은 또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주의를 줄 수 있도록 공사 일정이라도 알려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