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돌봄부담에… 취학아동 있는 집 맞벌이 비율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가구의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취학 아동을 자녀로 둔 가구에서 두드러졌다. 돌봄 부담으로 인해 맞벌이를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비한 사회적 돌봄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근로 연령층 사회적 위험의 경험과 대응의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시기의 취학아동(8~17세)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가구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8~17세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비율은 2019년 상반기 65.9%였다. 이 수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상반기 60.5%, 2021년 상반기 59.3%로 떨어졌다. 2021년 하반기에는 61.1%로 회복하는가 싶더니 2022년 상반기 59.7%로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일상 회복에 접어든 시점에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자녀가 미취학 아동(8세 미만)일 때도 맞벌이 비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경우 코로나19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8세 미만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비율은 2019년 상반기 46.1%에서 2020년 상·하반기에 41.8%로 떨어졌다. 2021년 하반기에는 45.7%, 2020년에는 45.3%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아동이 없는 부부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없는 부부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2019년 상반기 51.6%에서 2020년 하반기 54.5%로 느는 등 오히려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기도 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51.7%로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맞벌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취학아동을 둔 부모의 가구당 취업 소득도 감소했다. 8~17세 아동 부부가구의 평균 월 취업 소득은 2019년 상반기 314만 원에서 2021년 상반기 290만 원으로 24만 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코로나19으로 인한 ‘돌봄 부담’이 커지면서 맞벌이 부부의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취학연령 아동의 경우 긴급보육 형태의 공적 보육시스템이 작동했으나, 취학연령 아동의 경우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습과 돌봄 영역에서 부모의 역할이 더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돌봄 체계의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일이 줄어들면서 높은 돌봄 부담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맞벌이 부부의) 취업자 수 감소가 컸을 것”이라면서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돌봄 체계를 작동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